Outsider's Dev Story

Stay Hungry. Stay Foolish. Don't Be Satisf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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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World를 시작하며...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바빠서 잠시 뜸해진 적은 있어도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마지막 글이 7월 17일이니 한 달여 만에 새로운 글을 쓴다. 7월에도 글을 3개밖에 안 썼으므로 정말 오래 내버려두긴 했다.(블로그 버린 거 아니에요. ㅠㅠ)

3달 전에 사내 벤처를 시작하면서...라는 글을 올리고 딱 3달 만이다. 사내벤처 1차를 통과하고 쓴 글이었는데 3개월이 지나고 어제 2차를 통과했다. 그동안 바빠서 블로그도 내버려뒀던 이유가 여행 저널링 서비스인 WanderWorld를 만드느라고 그랬던 건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천천히...(뭘 쓸지는 아직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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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3개월간 프로젝트를 하고 심사를 받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개월의 시간이었다. 사실 3개월이면 MVP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약간 과신한 부분이었다. 개발 외에 해야 할 업무가 아니더라도 좋은 방법을 찾고 서비스의 방향을 구체화하고 구축하는 건 내 생각보다(얕본 게 아니었음에도) 훨씬 더 큰 일이었다. 해커와 화가라는 책을 보면 스타트업은 남들 10년 일하는 걸 1, 2년에 압축해서 하는 거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정말 제대로 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가 구체화할수록 할 일이 점점 많아졌고 일정은 점점 더 타이트해졌다.

지나보면 잘못 판단한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도 좋게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통과를 못 했더라도 정말 값진 경험이었겠지만...) 세세한 건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지만 내 주 역할은 API 서버와 웹개발이었고 여기에 그로스 해킹과 기타 업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로스 해킹은 처음 해보는 영역이고 같이 협업하는 yun님이 계셔서 대부분 시간은 여기에 투자했다. 낮에는 주로 그로스 해킹을 공부하거나 이쪽 업무를 보고 개발은 주로 퇴근해서 하거나 주말에 했다.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불안감도 좀 있었지만, 개발은 그동안 축적된 경험치가 있으므로 개발과 그로스 해킹의 비중을 맞추려면 그 정도 시간은 투자했어야 했다.

스타트업?

사실 그동안 스타트업에 대한 동경(?)같은게 좀 있었다. 말 그대로 동경이고 주워들은 지식만 있으므로 실제 스타트업의 세계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으므로 모르고 있었다.(물론 지금도 내가 스타트업을 한 건 아니므로 아직도 모른다.) 항상 가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고 실제로 갈만한 기회가 온 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지 못했다. 나랑 맞는 스타트업을 찾는 어려움은 제쳐놓더라도 내가 스타트업에 적합한지 확신할 수 없었다. 개인 프로젝트나 다른 개발에는 꽤 몰입하는 편이지만 회사 일과 내 일 사이에 선을 긋고 지낸 지 오래돼서 스타트업에 가면 내 일처럼 할 수 있을지 나도 모르고 있었고 테스트 삼아 해보기엔 나로서도 회사 차원에서도 너무 큰 리스크가 있었다.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비슷한 구조로 서비스를 만들었다. 아이디어에 대해 논쟁하고 UI를 설계하고 서비스의 방향을 조절하고 개발하고 다시 논쟁하고... 일에 성취감을 많이 느끼는 나로서는 그동안 내가 상상하던 그 모습 그대로고 처음으로 내 자식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식견 같은 게 없는 나로서는 서비스를 3개월쯤 만들어 보니 이 서비스가 갈 시장과 그림에 대해서 상당히 구체화하여 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서비스를 잘되도록 만들겠지만 실제로 잘 될지 안 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3개월에서 내가 배우고 얻은 것을 생각하면 1년 뒤 2년뒤에는 뭐가 있을지 기대감이 가득하다.

결국은 사람

뻔한 말이지만 사람이, 동료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피부로 체감한 기간이었다. 마지막에 도와준 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프로젝트는 나를 포함해서 iOS 개발자, 안드로이드 개발자, 디자이너, 그로스 해커 이렇게 5명이서 움직였다. 난 이 구성의 팀이 균형도 잘 맞고 모두 프로젝트의 애착을 가지고 즐겁게 일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생각해보면 단기간에 급하게 구성했음에도 이렇게 좋은 멤버로 모인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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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구인을 하기 시작했을 때 빨리 서비스도 만들고 해야 해서 마음은 급한데 구인은 쉽지 않고 사람 알아보고 면접하고 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당연히 우수한 사람을 구해야 했지만, 우리가 놓인 상황도 있으니까 얼마나 더 찾아봐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고 개발자를 뽑는 게 아니라서 더욱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보면 좋은 사람을 찾으면 이러한 노력은 상쇄되고도 남는다는 게 현재 생각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안드로이드, 아이폰 앱을 다 뽑아낸 네이티브 개발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앱이든 웹이든 인쇄물이든 요구하면 요구하는 대로 엄청난 퀄리티의 디자인을 뽑아내는 ㅎㅎ님과 내가 담당한 그로스 해킹 쪽을 도와달라고 뽑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내가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주도해 버린 yun님까지 우리가 뽑아 놓고도 어떻게 이런 멤버를 모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 일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를 모으고...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가 정말 기대가 된다. ㅎㅎㅎ

덧) 이 자리를 빌어 부족한 초기버전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빠르게 더 좋은 서비스로 개선하겠습니다.

2014/08/22 23:55 2014/08/22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