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Stay Hungry. Stay Foolish. Don't Be Satisf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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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노베이터

이노베이터

이노베이터 - 8점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오픈하우스


엔지니어는 일을 해내는 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스티브 잡스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의 책이기도 하고 제목이나 표지로 봤을 때 IT에서 유명한 사람들의 전기를 모아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컴퓨터의 역사에 가까운 책이다.

우리 같은 전기 작가들이 일인 발명가로 그려내거나 신비화하는 사람들을 찬양하는 책은 수도 없이 많다. 나 자신도 그런 책을 몇 권 냈다.

아주 재밌게 보았던 CODE 코드가 컴퓨터의 동작 원리와 과정을 모두 설명하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컴퓨터와 IT가 지금까지 오기까지 모든 역사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찰스 배비지의 차분기관과 최초의 프로그래머라는 에이다 러브레이스부터 시작해서 구글이나 애플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와 웹 등이 어떻게 역사를 거쳐서 지금까지 왔는지 모두 담고 있는 책이다. 이쪽 업계에서 일하고 있고 알고 있는 내용도 꽤 있지만 이렇게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읽는 재미는 또 다른 것이라서 내가 알 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나 회사가 등장할 때마다 왠지 모를 흥분감도 느껴졌다.

1834년에 배비지가 떠올린 새로운 아이디어는 주어진 프로그래밍 명령에 기초하여 다양한 연산을 수행하는 범용 컴퓨터였다. 이 컴퓨터는 한 가지 작업을 수행한 다음 다른 작업을 수행하도록 전환될 수 있어야 했다. 또 중간 계산에 기초하여 스스로 작업을 전환할 — 배비지는 이것을 ‘행동 패턴’을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 수도 있어야 했다. 배비지는 자신이 고안한 이 기계를 해석기관이라고 불렀다. 그는 시대를 100년 앞선 사람이었다.

책의 처음부터 여러 번 강조(너무 직설적이라 처음엔 좀 거부감이 들 정도로)하는 내용이 혁신이 한 사람의 놀라운 업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업적이 쌓이고 서로의 생각이 영향을 주면서 결과적으로 혁신까지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천재보다 협업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IT의 역사를 다루면서 수많은 혁신에 관해서 설명하면서도 이 책은 그 혁신에 누가 어느 정도 관여를 했고 누구는 더 앞서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고 누구는 어떤 부분 때문에 성공했는지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다른 분야의 선구자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분야의 혁신가들 역시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면 뒤처지기 마련이다. 이들을 독창적인 발명가로 만드는 고집이나 집중력이라는 특성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상해도 변화에 저항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업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알았던 내용과 전혀 몰랐던 일 등을 알게 되면서 좀 두꺼운 책임에도 재미있게 보았다.

열정적인 팀의 경우 더욱 그러하지만, 성공적인 팀이 지닌 문제는 종종 깨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팀을 단결시키려면 영감을 주면서도 팀원들을 육성할 줄 아는, 경쟁적이면서도 협력할 줄 하는 특별한 유형의 리더가 필요하다.

위대한 혁신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든 장본인이 아니라 그것을 유용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사람들한테서 나온다.

"아니, 너는 트위터를 발명하지 않았어." 윌리엄스가 대꾸했다. "나도 트위터를 발명하지 않았어. 비즈(다른 공동 설립자 스톤)도 마찬가지야.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뭘 발명하지 않아. 그냥 이미 있는 생각을 확장할 뿐이야.""

2016/05/06 00:46 2016/05/06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