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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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지난 6월 KSUG에서 주관한 경력관리 세미나에 참석하신 분을 알겠지만 이때 이직 관련 면접 등에 대한 주제로 발표하시는 분이 다른 발표자와 KSUG 운영진 중 몇몇 이력서를 공개하고 잘되고 부족한 점에 관해서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발표시간이 촉박해서 자세히는 못 살펴봤지만, 발표 준비를 하면서 본인의 이력서를 공개하시겠다고 하자 다른 분들도 자신의 이력서도 공개해도 좋다고 했다. 당시 나도 마침 작성해 놓은 이력서가 있었기에 내 것도 제공을 했다.

당시 이력서 정리 잘했다고 칭찬(?)받기도 했고 이력서는 비밀 정보가 아니고 LinkedIn에도 다 공개되어 있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력서를 공개하는 건 꺼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세미나에서 이력서를 공개해서 보여줄 때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서 흥미로웠다. 생각해 보면 신입 이력서의 약식은 꽤 정형화(?)되어 있기는 한데 오히려 경력직이 되고 나면 다른 사람의 이력서를 볼 일이 별로 없고 나도 2-3년 차에 이직을 준비할 때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라서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경력직인데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2남 중 차남으로 태어나..."라고 쓸 수도 없고... 오히려 경력이 길어져서 면접관의 역할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이력서를 볼 일이 좀 생기지만 그사이에는 그럴 기회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이력서를 온라인에 올려놓는 사람도 많고 나도 특별히 감출 건 없어서 아주 잘 쓴 이력서는 아니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력서를 공개하기로 했다.(참고로 이력서는 올리지만, 직장을 구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ㅎㅎ )

그동안은 6~7년 전에 작성한 양식의 이력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력서를 어떻게 쓸지 몰라 헤매고 있을 때 당시의 사수분이 이력서를 보여줘서 "이렇게 쓰는구나"하고 비슷한 형식으로 이력서를 만들었고 거기에 내용만 채워서 계속 쓰고 있었다.

예전 이력서

이번에 입사지원을 하기 위해서 오랜만에 이력서를 열었는데(정기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ㅠ)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너무 촌스러워 보였고 내가 원하는 내용을 채워 넣기가 좀 어려웠다. 지금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기존 형식에 맞춰 넣으려니 힘들었고 이젠 윈도우를 거의 쓰지 않고 내 맥에는 오피스가 아예 없는데 기존 양식은 MS Word로 작성되어 있어서 이번 기회에 새로 작성을 해야겠다 싶었다.

내가 디자인(?)은 할 수 없으므로 구글에서 resume template를 검색해서 내 취향에 맞는 이력서를 찾아서 한 번도 안 써본 Pages로 새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한 이력서가 다음의 이력서이다.(PDF를 올릴까 하다가 각 내용 자체가 엄청 중요한 건 아니라서 그냥 보기 편하게 이미지로 올렸다.)

새로 작성한 이력서

노파심에 말하면 이력서 이렇게 쓰라는 게 아니라 참고용으로만 봐줬으면 좋겠다. 발표자료 만들 때도 그렇지만 설명은 좀 간단하게 하는 걸 더 좋아하기도 하고 나 같은 경우는 블로그나 GitHub, Slideshare 등 공개된 내용이 많아서 링크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그러고 보니 Slideshare는 넣지 않았구나.)

  • 맨 위에는 나한테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와 나에 대해서 참고할 수 있는 Blog와 GitHub의 주소를 넣었다. 사실 난 개인정보는 저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신입의 경우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난 공채를 준비해 본 적도 없어서...) 가끔 이력서를 받으면 생년월일, 집 주소의 동호수까지 다 있는 때도 있어서 좀 당황할 때가 있다. 회사가 출퇴근 시간을 궁금해한다고 하더라도 동 정도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개인정보는 안 적어도 되지 싶고 난 굳이 나이를 알려야 하나 싶다.(이런 건 어차피 입사하면 다 적어서 제출하게 되어 있다. 뽑는 기준으로 하고는 상관없으니까...)
  • 그다음에는 내 경력 혹은 내가 어떤 개발자인지를 알 수 있는 요약 글이다. 면접관이 모든 이력서를 다 꼼꼼히 보기가 쉽지는 않으므로 맨 앞에 저런 요약을 적어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정리하면 보기 좋다고 지인이 알려줘서 넣었다. 참고로 LinkedIn도 맨 앞에는 Summary가 있다.
  • Skills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기술을 나열했다. 이 부분은 사실 맘에 들지는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긴 해야 하는데 기술마다 능숙도가 다르기도 하고 너무 세세한 단위로 적기도 모호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저런 식의 나열이 됐다. 좀 더 보기 쉽고 내가 잘하는 기술과 어느 정도 아는 기술을 한눈에 파악하게 하고 싶은데 아직은 아이디어가 없다.

새로 작성한 이력서

  • Open Source에는 내가 경력으로 내세울 만한 프로젝트를 적었다. 프로젝트는 이름만 보아서는 어떤 프로젝트인지 모르므로 간단한 설명과 사용한 기술에 대한 정보를 넣었다. 대단한 프로젝트가 아닌 이상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회사에 적합하기는 쉽지 않지만 내가 오픈소스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회사도 그렇게 생각하는 회사를 원하기에 앞부분에 넣었다.
  • Publications에는 내가 출판한 책을 적었다. 이미 꽤 오래된 책이라 애매하지만 적기는 적어야겠고 얼마나 강조해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해서 저렇게 간략하게만 적었다. 사실 Publications가 저 위치에 있는 것은 뒤의 내용보다 중요하다기보다는 이 페이지에 적당한 공백이 남았기 때문이다.

새로 작성한 이력서

새로 작성한 이력서

  • Experience에는 내가 그동안 다닌 회사를 정리해서 적었다. 뒤에서 프로젝트 경력을 따로 적을 것이므로 여기서는 어떤 회사에서 얼마나 근무했고 주로 어떤 일을 했는지만을 간단하게 적었다.
  • Projects에는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정리한 부분이다. 너무 오래되거나 자잘한 프로젝트는 이번에 이력서를 정리하면서 뺐다. 적다 보니 프로젝트가 몇 개 안 남아서 뭔가 한 게 적어 보이긴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력서를 찬찬히 본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는 한데 보통 적다 보면 이 부분의 내용이 길어지므로 앞에서는 요약정보 위주로 적고 Projects를 뒤로 빼서 적게 됐다. Projects는 길게 적는다고 어차피 다 볼 것 같지는 않아서 어떤 프로젝트이고 그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아서 수행한 역할과 사용한 기술이나 참여한 개발 파트를 정리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좀 더 적었다.(더 자세한 내용은 면접 때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 Education은 학력을 적었다. 적기는 적어야 하는데 전혀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서 맨 마지막에 적었다.

이력서에 대해서 적은 김에 이력서는 꼭 PDF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개발자는 OS X를 많이 쓰는데 나처럼 오피스가 아예 없는 경우도 종종 있고 오피스가 있어도 맥용 오피스랑 윈도우용 오피스는 한글 문제가 좀 있으므로 면접관이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리고 난 이력서를 검토하는 면접관은 아니지만, 내가 HWP로 작성된 이력서를 받는다면 열어보지도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솔직히 열고 싶어도 프로그램도 없다.

별 내용은 아니지만, 이력서 쓰느라 고민 중이신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2016/08/11 03:18 2016/08/11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