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Stay Hungry. Stay Foolish. Don't Be Satisfied.
RetroTech 팟캐스트 44BITS 팟캐스트

매쉬업 경진대회가 끝난 후에...

여러번 관련 글을 남겼었지만 봄싹스터디에서 만난 친구들하고 매쉬업 경진대회를 참가했었습니다. 끝나고 후기를 남겨야지 했다가 예선탈락의 충격에 빠져 좀 멍하니 있다가 뭐 후기라느니 이러느니 하지만 머 이런 내용작성할 때의 성격상 "좋았다"식의 얘기는 별로 할게 없기 때문에 이런 저런 비판적 얘기를 하게 되겠는데(프로젝트에 대한 후기는 따로 남겼었고...) 예선 탈락했다고 대회가 어쩌느니 하는 건 좀 찌질해 보이는 것 같아서 사실 작성을 안하려고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좀 평상심을 유지하기도 어려웠었고 그러다가 주변에서 그래도 차후 더 좋은 대회를 위해서 후기를 남기는게 좋지 않냐고 해서 후기작성하려고 맘은 먹었었는데 정신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몇일전에 후기이벤트 한다는 공지를 보고 까먹고 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매쉬업 진대회... 이번에 4회째로 구글을 중심으로 해서 OpenAPI가 웹서비스들의 상당한 대세를 이루고 이런 OpenAPI들을 모아서 새로운 서비스 혹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매쉬업(Mashup)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매쉬업을 더욱 장려하기 위해서 국내의 대표적인 웹기업들의 주체로 시작된 대회이고 이제는 대표적인 경진대회로써 어느정도 자리를 잡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부실한 운영
예선에 떨어졌고 당일날 다른일도 있었기 때문에 본선대회에는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본선당일행사에 대한 얘기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에는 참가자가 아니라 그냥 방관자였기 때문에 "아~ 매쉬업 대회하는구나."했었기에 자세히 안봤었는데 올해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회운영이 내가 느끼던 매쉬업경진대회라는 대회의 규모에 비해서는 상당히 부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일단 시작할 때부터 그전에 Daum DevDay에서 12월 1일부터 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참여에 대한 얘기를 나눴었는데 막상 사이트는 열리지 않았다. 내 기억에는 도메인은 계속 2009년으로 연결이 되고 있었고 12월 3일 정도에 직접 2010도메인을 치고 들어가면 html페이지만 달랑 떠 있었다. 참가하기 버튼을 누르면 "12월 4일부터 참여가능합니다."라는 alert가 onclick으로 하드코딩된 페이지였고 이 페이지도 4일이 지난후 꽤 오랫동안 유지되었고 메인도메인은 2009로 연결된채 뒤에서 계속 페이지 변경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참여하려고 하고 있었기에 거의 매일 들어가서 보고 있었는데 하루에 약간씩 페이지는 계속 바뀌고 있었고 14일에서야 사이트가 열렸는데 사실 그 사이에는 어떤 사정때문에 언제부터 한다는 얘기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대회를 하긴 하는건가? 하면서 그냥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뒤로 열려있던 페이지에도 최초 대회공지에도 작년꺼를 그대로 붙혀놓고 있다가 나중에 수정되었고...(머 이부분은 사실 정식 오픈을 안한상태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회의 규모로 봤을때나 매년 같은 시기에 열린다는 점을 보았을 때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있었을 텐데 사정이 안되면 사전 공지라도 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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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daniel.d via Flickr

정확하진 않지만 작년에는 12월에 시작해서 2월말에 매쉬업 경진대회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1월 중순까지 받아서 2월 초에 모든 행사가 종료되었습니다. 작년과 같은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가 늦은 시작으로 앞부분에서 2주정도를 깎아먹고 마감일자도 줄어든 것은 약간 당혹스럽게 느껴졌으며(제가 그렇게 기대한 것이지 작년까지 실제 어떤 일정이었는지는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오픈 공지가 늦어진 것이 더 아쉬웠습니다.

대부분의 공지는 거의 임박해서 올라오거나 질문을 해야 알 수 있었습니다. 본선대회에서도 저는 사실 12팀이 올라가고 그중에 본선에서 3개의 특별상이 발표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1월 20일 본선진출작 발표가 되면서 특별상도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공지가 명확지 않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Q&A를 보면 이런 착각을 꼭 저만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거기에 (이건 정책이 변경된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상은 아예 본선경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것이 발표후에 알려진 것도 상당히 의외였으며 굳이 특별상을 본선경쟁에서 따로 하는 이유는 저로써는 잘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번 매쉬업캠프가 없어던 것도 신종플루때문이었다는 것을 Q&A에 누가 질문해 놓은 것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 이벤트에도 좀 문제가 있었는데 최초 시작시 홍보를 위해서 배너걸고 트랙백걸면 200명까지 마끼아토 기프티콘을 준다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아마 전 5번째 이전에 트랙백을 걸었었는데 기프티콘같은건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트랙백만 걸었지 제 전화번호를 알려준다던가 하는 등의 행동을 했던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Q&A보면 못받은 사람이 꽤 있는듯 하군요. 전체 200개가 나가야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기에 어느정도 나갔는지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음데도 불구하고 문의해야 확인하고 처리되는 것은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전 귀찮아서 기프티콘 왜 안주냐는 문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본선떨어져서 상심한 상태에서 커피라도 얻어먹어보자 하긴 좀 귀찮더군요.



약간은 부족한 OpenAPI 생태계
 사실 매쉬업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대단한 것이 아니면서도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긴 하지만요.) 해외에서는 매쉬업으로 나오는 서비스들이 상당수가 있고 이 중에서 유용하거나 인기를 끈 서비스들도 꽤 있습니다. 웹 1.0시대의 폐쇄적인 트랜드를 넘어 2.0에 들어서서는 각 서비스 벤더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짜로 내어주기 시작했고 데이터를 구축할 수 없는 개인이나 영세한 회사들이 OpenAPI를 끌어다가 괜찮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서비스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고 양쪽이 다 윈-윈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약간 다릅니다. 국내 웹서비스는 Naver가 거의 독식하다 시피 하고 있고 이는 구글이 해외에서 잘나가는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해외시장은 시장의 크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틈새시장으로도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고 더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데 비해 한국시장에서는 이런 시장이 작아서 수익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OpenAPI를 통한 대형 웹서비스 회사와 영세한 회사 혹은 개인간의 윈윈구조가 국내에서는 제대로 이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이 말은 대형 웹서비스가 굳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내어줄 이유가 별로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유저들은 그렇기를 바라지 않지만 수익구조상은 독점형태로 가는 것이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국내 OpenAPI들은 (개인적 느낌이지만)웹2.0시대의 조류에 맞추어서 "우리도 OpenAPI"한다라는 구색맞추기라는 느낌이 좀 강합니다. 초반에는 완전 구색맞추기였다고 생각하고 있고 최근에 들어서는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입니다. 예를 들어 Daum 이미지 검색에서는(이번 매쉬업쪽에서 이미지 검색쪽을 했던 관계로...) 넘겨주는 이미지를 받아서 화면에 뿌려주면 이미지가 잘 나오는데 링크를 붙혀서 새창으로 연결해 주면 차단되었다는 식의 오류메시지가 나옵니다. 여러가지 테스트를 해본 결과로는 리퍼러가 있을 경우에는 Daum에서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런 이미지가 한 2-30%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냥 추측으로는 네이버검색시 비공개카페의 글이 나온 경우에는 검색결과로는 보여주지만 링크로는 접속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미지 자체로는 내어주지만 링크로 연결타고 오는 것은 허용치 않는 게 아닐까 합니다.

머 단편적인 예이기도 하고 초기에 구색을 맞추려는 OpenAPI라는 몇년전의 선입관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OpenAPI를 통해서 제공받은 데이터를 신뢰하지 못해서 검증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는 점은 상당히 불편하였고 리턴형식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도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 머 이런 부분은 시장의 상황도 있기때문에 OpenAPI를 제공하는 특정 회사를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매쉬업을 장려하기 위한 매쉬업 경진대회의 취지와 깊게 맞물려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개선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되어야 할 듯 합니다.



단순한 대회냐? 실제 서비스냐?
웹2.0이다 머다 하지만 사실 국내에서 성공한 웹2.0서비스는 거의 없습니다. 불과 몇년전에는 알지 못했던 유투브, 트위터, 페이스북, 디그닷컴, 플리커, 딜리셔스등의 성공적인 해외의 웹2.0서비스들의 출현과는 다르게 국내에서는 기존의 대형업체들의 새서비스들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새로운 웹2.0 서비스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그나마 미투데이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부분은 마찬가지로 매쉬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4회째를 이어가고 있지만 매쉬업 경진대회에서 실제 서비스로 이어진 서비스가 없다는 것도 꽤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년호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출작들은 1년동안 방치된 후 사라지거나 아니면 그 전에부터 운영되지 않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는 작년 수상작중 하나인 UIProject만이 유일하게 발전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참가자들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대회 주최측에서도 좀 더 고심해 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이번대회를 보면 이부분에 대해서 좀 고민하고 있는듯 합니다.) 사실 저희팀도 참가준비를 할때 여러 분석을 해보았지만 실제 실용적인 서비스보다는 대회적인 퍼포먼스에 더 주력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이걸 잘못 짚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떨어졌지만요.)

결과적인 심사기준에 대해서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매쉬업이 아닌 사전에 좀 더 디테일한 심사기준안이 마련되어 공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쉬업서비스들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최근에는 마이크로블로깅인 트위터가 인기다보니 twitPic같은 서비스를 예로 들면 트위터의 OpenAPI를 이용해서 아주 단순한 사진을 올릴수 있게하는 서비스입니다. 상당히 히트를 쳐서(비슷한 여러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성공적인 매쉬업 서비스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이런 단순함을 기초로한 가치창출이 매쉬업의 매력이죠.)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가 매쉬업 경진대회에 출품하였을때 수상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겠지요.) 대회라는 것은 개개인의 경력을 쌓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공개하여 기회의 자리가 될 수 있어야 하는데 전자의 부분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후자에 있어서는 "그렇다"고 대답하기 좀 어려운 단계가 아닌가 합니다. 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실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발전된 모습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네티즌 투표 과연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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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hermzz via Flickr

마지막으로 심사에 대해서 얘기한 김에 약간 개인적인 의견을 추가한다면 네티즌 투표는 다른 대안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의 공모전 들은 대부분 네티즌 투표라는 것을 공통적으로 가져가고 있는데 이것은 집단지성에 기초한 투표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웹2.0시대에 걸맞은 공정한 투표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건 이상적인 얘기고 집단지성이 이루어지려면 특정적인 의도를 막아낼 수 있을 정도의 다수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다른 공모전도 마찬가지고 매쉬업 경진대회도 이 전제조건을 전혀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티즌 들을 생각처럼 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자신에게 이익이 없을 경우(재미도 이익이죠.)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유저에게는 아무 이익이 없는 공모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라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생각입니다. 자신과 관련도 없는 공모전에 들어가서 출품작들을 모두 돌아보면서 그중에 제일 나아보이는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왠만한 노력이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매쉬업 경진대회에 아주 관심있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인력동원이라고 생각합니다.(어뷰징하고는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해본적 있습니다. 1년동안 연락도 없던 친구가 갑자기 메신저로 말을 걸어서 링크주면서 투표부탁하는.... 친구 작품만 살짝 보고는 투표해 주죠... 어뷰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주변인에게 부탁해서 투표하는 행태가 투표의 90%는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과연 투표라는 의미가 있는가 생각해 볼만한 일입니다.

물론 매쉬업 경진대회에서는 네티즌투표의 반영율이 20%정도이고 점수가 공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냥 심사위원의 결정대로 되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네티즌 투표의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는 경진대회의 제춤들을 디스플레이하고 홍보하는 역할의 하나로 사용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공정성을 위한 투표방법의 하나로 쓰이고 있다면 현재의 방식은 거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더 나은 경진대회로자리잡아 멋진 한국형 매쉬업 서비스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ㅎㅎㅎ
2010/02/15 02:00 2010/02/15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