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민과 상황판단하에 두번째 회사를 지난 금요일에 퇴사를 했습니다. 제 경력이 3년 6개월 정도인데 3번째 회사니까 이직빈도수는 좀 많은 편이긴 하네요. 뭐 개인적인 로그성 잡설이니 그냥 무시하셔도 됩니다. ㅎ
첫번째 이직할 때.....
퇴사를 하고서 첫번째 퇴사를 하고 이직을 하면서 적어놓았던 글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컴퓨터전공을 하기는 했지만 졸업할 당시에 대해서는 프로그래밍의 프자도 잘 모르던 상태로 있다가 학원으로 양성된 개발자입니다.(코딩이 이렇게 저랑 잘 맞을줄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어영부영 학생생활을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당시 사람은 회사에서 뽑고 그렇게 뽑힌 사람들이 학원에 들어가서 4개월 교육을 받고 수료조건으로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그당시 배웠던건 Java와 닷넷인데 사실 닷넷은 1개월밖에 배우지 않았고 업무에서는 닷넷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다 까먹어버렸습니다.
Java를 배우면서 꽤 재미가 있었지만 막상 취업이 되고 나서는 ASP로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는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업무로 다루는 시스템이 모두 ASP로 되어 있었습니다. 별로 아는게 없던 그 당시에도 ASP말고 Java를 해야된다는 생각이 꽤 있었기에 Java공부는 계속 하다가 입사후 몇달정도 후에 사업부에서 아무도 안하려고 해서 포워딩만 계속 되던 프로젝트가 결국 연구소로 떨어졌고 거기서 부터 Java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그 프로젝트에서 롤은 Java는 거의 없고 JavaScript작업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프로젝트 이후로는 계속 Java지원을 뛰게 되었습니다. 2년차가 Java지원을 뛴다는게 우습기도 하지만 그당시에 Java수준은 JSP에서 디비커넥션을 비롯한 모든 로직을 수행하던 수준이라 뭐 그럭저럭 뛰었습니다.
SI의 특성상(아주 큰 프로젝트는 아니었기에) 할때마다 새로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계속 하면서 새롭게 배운걸 많이 적용했었습니다. 프레임워크라는 개념도 없었기 때문에 DAO단 분리해 내고 MVC Model 1적용하고 마지막 프로젝트에서는 MVC Model 2까지 적용해 봤었습니다. 당시 스트럿츠2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프로젝트가 원맨 프로젝트라서 처음 공부해본 스트럿츠2를 적용하기에는 말아먹을까봐 약간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스터디 하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아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그때는 제가 Java를 공부할 수 있는 수단은 책보고 인터넷찾아보고 질문하는 게 전부였고 뭐 하나 막혀도 수없이 삽질을 하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때 이미 공부하는 Java의 현실과 제가 작업하는 Java의 수준의 갭을 크게 느꼈기 때문에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있던 중에 저보다 8개월정도 먼저 퇴사하신 전팀장님한테 이력서를 보내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가실때 부를겠다는 말씀은 하고 가셨지만 뭐 이바닥이 그렇듯이 그걸 그리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았었는데 진짜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 회사와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의 대기업... 복지수준... 이름대면 누구나 알만한 수준의 회사였지만 저는 그때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Java할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다시 ASP로 돌아가야 하다니.." 주변에서는 그게 무슨 고민사항이냐며 무조건 가라고 했지만 저로써는 많은 고민이었고 2년차 자바개발자를 뽑아주는 곳도 없었고(대부분 서류에서 물먹고.. ㅠㅠ) 마다할 입장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직을 했습니다.
Java... Java... Java...
그럼에도 그 당시에 저로써는 상당히 서러움이 있었습니다. "2년만 기다려라.. 지금은 내가 가진게 없어서 ASP를 하지만 2년내에 내가 다시 Java로 돌아온다..."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새겼던것 같습니다. 2년을 지나면서도 계속 그 생각은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작 2년이 다가왔을때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정말 못 정하고 갈팡질팡하기는 했지만요...
처음 와서 몇달 업무적응하느라고 정신없다가 좀 적응한 뒤에는 현실을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웹표준, 크로스브라우징, OOP등 제가 공부하고 인터넷에서 느끼는 기술흐름의 방향과는 모든 것이 반대로 흘러가고 있었고 엄청난 속도로 변해가는 IT에서 오히려 역주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기술에 대한 갈증은 점점 커져갔고 더이상 안되겠다고 느끼고 움직이기 시작해서 만난 것이 봄싹스터디였고 그동안 블로그에서 포스팅했던 것과 같이 업무에서 배우지 못하던 기술적인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하고 지냈습니다. 사실 그 목마름덕분에 지난 2년동안 더 열심히 달릴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그 사이에 사실 안주함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처음 들어왔을때 처럼 아주 한가하진 않았지만 뭐 엄청 바쁜정도는 아니었고 SI처럼 월급안나올 염려도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회사생활하면서 스터디를 꾸준히 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안주하려고 하다가 HTML5 AG에서 만난 이원석박사님이 술자리에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된다. 그래야 자기 시간을 투자해서 조금이라도 더 해보려고 하고 그래야 회사도 좋고 인사고과도 잘나오게 된다"라는 말을 해주셨을때 뒷통수를 한대 맞은것 같았습니다. 그 전해부터 김창준님이 파랑새신드롬이라는 글에서 소개한 마틴 파울러의 "You can ChangeYourOrganization or ChangeYourOrganization."라는 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사실 조직을 바꾸려는 했던 노력은(능력부족이었겠지만) 생각만 있었을 뿐 거의 이뤄지지 못했고 그상황에서 안주함에 빠진거나 다름없이 되어버렸고 다른 활동을 하다보니 안주함에 빠졌다는 것 조차도 인지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Return to Java Land
어쨌든 결국 자바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직을 결정할 때 순간적인 감정적 충동이 일어나서 움직인 것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충동이 일어났던 것이 결과적으로 좋게 보고 있었습니다. 스터디라는 것은 결국 학습이고 이렇게 학습한 것이 현업으로 이어져야 그 결실이 나타나는 건데 업무와 학습의 연결점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저는 ASP 업무는 적당히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집에가서 빨리 하자는 생각에 빠져있던 것은 결과적으로 저한테도 좋지 않고 조직에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나서도 움직이지 못했던 것은 약간의 두려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내가 Java로 돌아갈 수 있을까... Java경력이라고는 1년밖에 없는 개발자를 누가 뽑아줄까 하는 두려움..... 제가 있던 조직도 변화하기 시작했고 기대하는 바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4년차인 올해 아니면 안되겠다는(실무경력이 없는 4년차와 5년차는 느낌자체가 확 다르기에) 생각에 조직의 변화를 다 기다릴수도 없어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막상 움직이기 시작했을때는 올해아니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었습니다.(꼭 자바가 아니더라도 현업에서 쓰일 다른 기술이라도 재밌기는 하겠지만 국내에서는 Java를 하는게 큰 도움이 되고 엔터프라이즈급에서의 Java가 가진 기술들은 충분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동안 스터디를 했던게 통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다니던 회사의 네임밸류의 영향도 있었을 꺼라고 생각하고(세상은 뭐 그런거니까요.) 운좋게 이직시기도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스터디를 하면서도 항상 트라우마처럼 작용하던 현업에서 Java나 OOP경험이 전혀 없다는 한계에 대해서도 이젠 돌파구가 생겨나면서 이직을 결정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짜로 그렇게 될줄은 몰랐지만 진짜 2년만에 자바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ㅠㅠ 개인적으로는 덕분에 그동안 걸어온 길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되어 자신감도 좀 생긴편입니다. 사실 이렇게 되고 나서 보니 저한테 선택권이 제가 생각한 것 보다 많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젠 신입의 기분으로 돌아가서 진짜 공부를 많이 해야할듯 합니다.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개인적으로는 6개월내에는 4년차 수준의 자바실력은 갖춰야 될 듯 합니다.(평균 4년차 말고... 제가 기대하는 4년차...) 이젠 회사는 회사다라는 생각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기에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기술지향적인 저로써는 Spring과 Hibernate만으로도 최소 1년은 즐거울듯 하군요 ㅎ
이직 축하드려요!!!
나중에 저도 좀 땡겨주세요 ㅋㅋㅋ
땡큐 ㅋㅋㅋㅋㅋㅋ 물론 당연하지.. ㅎ
이직 축하드립니다!! 정말 원하는 일을 다시 하게 되셨군요..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ㅎㅎ 그나마 JAVA는 이직할곳도 많은것 같아요.. Front-End 는 제가 몇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정말 아직도 척박하다는걸 많이 느꼈었거든요.. ㅠㅠ 아무튼 JAVA 의 진짜 맛을 충분히 보시면서 front-end 도 계속 같이 공부해요~~ ^^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물론 프론트앤드도 계속 공부해야죠 ㅋ 요즘은 프론트앤드의 규모가 너무 커져서 병행해서 공부하기가 만만찮아졌지만 그래도 프론트앤드의 재미가 또 있으니까요.. ㅎㅎ
아직도 꽤 척박한가 보군요.. 이직할때 프론트앤드도 생각하긴 했는데 경력으로 있는것도 아니고 업계는 잘 모르니 막상하기가 어렵더군요 ㅎㅎ
Welcome to Oell ~~~ !!!
자바가 그리 좋으냐 ???
이번 회사에서는 나가더라도 차장을 달고 나가도록...
감사... ㅎㅎㅎ
Java가 최고의 언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개발자로써 배워두어야 할 요소들은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장이면 한참 남았네요 ㅎㅎㅎㅎ
축하드립니다.
자기개발과 관련해서 이직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글을 타고 읽었는데...
많이 배웠습니다.
이직은 자신감과 타인의 인정이 있어야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속에서 새로운 기회로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직은 갠적으론 약간 운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직 생각중이시면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ㅎ
이 때가 녹색으로 이직하셨을 때였군요.. 이직은 운빨도 어느정도는 있긴 해야된다고 저도 동감이 되네용.. 현실에 안주한다는 것도 동감이 되구요.. ㅎㅎ 항상 기술이라는 것에 갈증을 느끼고 파고 드는 모습이 언제나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용.. 햄 옆에 있으면 무엇이라도 얻어질 것 같네용.. 햄의 모습을 쫒다보면, 왠지 그럴 것 같은 생각이.. ㅋㅋ.. 저도 땡겨주세용.. ㅎㅎ.. 햄 항상 건승하셔용..
ㅎㅎ 녹색이 어디지?
난 이직은 운도 꽤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ㅎ 회사가 많은 사람을 뽑는 시기도 있고 면접관이 누가 들어오냐도 있고 그날 내 컨디션도 있고.. ㅎ 기술이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음. 정치를 못하는게 문제(?)이긴 한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