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Stay Hungry. Stay Foolish. Don't Be Satisfied.
RetroTech 팟캐스트 44BITS 팟캐스트

2025년 회고

코딩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는 개인적으로는 나태함의 극치를 달리는 한 해였다. 체력이 엄청나게 떨어졌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집에 오면 술을 먹거나 OTT를 보면서 쉬는 게 좋았다. 예전에는 집에 와서도 하고 싶은 개인 작업이 너무 많았었는데 요즘은 그런 게 많이 없어졌다. 이 패턴을 벗어나려면 의지를 가지고 좀 패턴을 바꿔봐야 할 것 같다.

중간중간 의지를 가지고 다시 생산적인 개인 시간을 보내려고 시도한 적도 있는데 난 이런 게 너무 극단적이라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놀 때는 그냥 계속 노는 시간만 보내고 생산적으로 보내야지 하면 쉴 틈 없이 계속 뭔가 하다가 어느 순간 "아! 힘들다. 쉬자"하면서 무너져버리기 일쑤였다. 예전보다 열정이 떨어진걸까... 뭐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정선의 생산성을 유지하는게 중요한데...

GitHub 컨트리뷰션 그래프만 봐도 예전에 비한다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어졌다. 이제 이 스샷을 올리는 것도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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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올해를 회고할 때 AI 얘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GitHub Copiot의 탭 자동완성에 익숙해진 상태로 Cursor가 좋다더라 하는 소리를 듣는 중에 AI 코딩 얘기를 듣기 시작했었는데 올 초에 AI 코딩이 생각보다 좋다는 걸 깨닫고 놀란 뒤로 2~3달이 멀다고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Claude Code를 시작으로 CLI를 기반으로 한 AI와 함께하는 코딩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이게 1년 사이에 달라진 일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 달라졌다.

그럼에도 난 아직 AI에 보수적인 태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래도 엔지니어로서 기반이 되는 기술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손을 거친 코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이런 보수적인 태도는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내 성격과 회사에서의 업무가 다 섞여 있는 거 같다.

예전을 돌아봤을 때 Docker가 나왔을 때나 Kubernetes를 나왔을 때나 계속 관심을 가지고 어느 정도 공부도 하면서도 이걸 어디다 쓰는 거지? Google도 아닌데 나도 쓸 때가 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지금 나는 Container는 당연히 기본이고 Kubernetes는 내 업무에서 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중심이 되었다. 회사 업무할 때도 느끼지만 뭔가 새로운 걸 봤을 때 나는 약간 내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반대 관점에서 많은 질문을 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타입인 거 같다. 결과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그런 과정이 나한테는 그 기술 혹은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란 걸 깨달았다. AI도 그런 면에서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거 같지만, AI가 달라지는 상황 자체에 대한 트랜드는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회사에서 SRE 팀에서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입장이 약간씩 다르고 이것마저도 AI의 발전에 따라 또 언제 달라질지 알 수 없지만 개인 프로젝트에서 AI의 효율성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겠지만 실제 사용자에게 나가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AI에게 온전히 맡기는 부분에는 아직은 보수적인 태도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비스의 안정성을 책임져야 하는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그 부분에서 AI에 온전히 의존하는 데는 아직 회의적인 편이다.

이런 두 가지 입장이 합쳐지면서 보수적인 태도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물론 나도 FOMO는 계속 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다는 핑계로 실제로는 내가 여태 쌓아놓은 매몰 비용을 버리기 싫어서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도 이미 AI를 엄청 잘 쓰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직 초기 단계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미 너무 늦었냐고 한다면 아직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빨리 따라가야겠다.(FOMO로 인한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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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하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아이디어가 많지 않아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잘 진행 못 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는 AI로 코딩하는 걸 많이 연습해서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하고 있다. 충분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AI의 성능이 올라왔고, 이제는 더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이걸 따라가려면 직접 손을 넣어서 뭔가 해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내년엔 코딩을 많이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올해와 다르게 AI로 많이 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책을 원래 느리게 읽는 편인데 올해는 책도 별로 읽지 못했다.(소설을 그래도 몇 권 더 읽기는 했다.) 내년에는 계획 잡아서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다.

회사

개인 코딩은 못 했다고 얘기했지만, 작년과 마찬가지고 회사 업무는 열심히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 둘이 연결되어 있었다. 개인적인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그랬고 아니면 그 반대로 동작하면서 개인 생활과 회사 생활은 끊을수 없을 정도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젠 더 그럴듯한 직장인이 된 것인지 개인적인 나태함에 비해 회사 업무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집에서 나태하게 소파에 누워있을 때도 업무 고민을 하는 것에는 별로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업무 몰입감을 여전히 좋은 편이다.

작년에 SRE 팀을 맡은 뒤에 올해는 전체 팀의 업무를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어느 정도 그려갔다. 이젠 팀이 21명으로 엄청 큰 팀이 되었고 여전히 내가 팀 매니징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매니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배워나가고 있고 (동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나름대로는 실무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은 상태로 필요할 때마다 각 업무에 개입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이크로 매니징에는 부정적인 편이라 내가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건 아닌지 항상 걱정하지만 나름대로는 적당한 선에서 개입하고 개개인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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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전 매니저 아닌데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내가 원하는 걸 동료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의사결정을 하고 동료들의 손으로 그 일을 해내는 건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좋은 동료 덕에 작년보다는 좀 더 편하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팀의 방향을 명확하게 하려고 계속 고민하고 있고 얼마 전에 올 한 해 업무를 돌아보는 자리가 있었는데 여러 면에서 해온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고 원하지 않은 일도 어느 정도 해결했고 새로운 시도들도 효과들을 보는 것들이 있다. 업무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의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도전적인 프로젝트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내가 신경 쓰는 팀의 남녀 비율도 어느 정도 조정했고 수년간 고민하던 SRE 팀의 신입 채용에 대해서 배운 것도 많고 팀의 부족한 부분도 많이 신경 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실무(?)는 손에 놓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잘할 동료들이 많긴 하지만 실무에서 멀어지지 않는 것은 내가 판단을 그래도 제대로 하기 위한 마지막 장치에 가깝다. 이 거리도 팀이 커지면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긴 한데 아직은 내가 정보가 없어서 판단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안정감(나 혼자?)을 느끼는 거리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여기서 실무와의 거리를 더 멀게 할 생각은 없고 가능한 한 줄이려고 하고 있긴 하다.

올해 12월로 지금 회사에 다닌 지 5년이 되었다. 나한테는 제일 오래 다닌 회사의 기록을 넘어선 지가 오래되었고 내가 한 회사를 5년이나 다닐 거라는 상상을 제대로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이건 내가 나이를 들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팀에 아주 만족하고 있는 부분이 크다. 회사의 영향도 당연히 있겠지만 팀 동료들은 어느 곳에 가서도 이런 팀을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피플 매니징은 거의 안 한다"는 말을 종종 하는 편인데 동료들이 알아서 업무를 잘 하므로 나는 팀 전체 방향성 조정이나 팀 차원에서 더 챙겨야 하는 부분에만 신경 쓰는 편이다.

블로그와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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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코딩을 잘못한 만큼 블로그도 거의 작성하지 못했다. 나에게 블로그는 내 기반이나 다름없는데 블로그를 한지 19년 사이에 가장 적은 33개의 글밖에 쓰지 못했다. 이제는 그래도 한 달에 2개씩 쓰는 뉴스레터로 겨우 명맥이나 유지하는 상태다. 나태해진 것도 있으면서 예전처럼 코딩하면서 겪는 문제나 공부하는 거 하나씩 정리해서 올리는 게 아니라 주 업무 자체가 팀을 챙기는 일이다 보니 글을 쓰기가 좀 어려워진 것도 있다.

물론 팀 업무에서도 블로그로 쓸 주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정리할 내용이 좀 더 복잡해지기도 했고 팀 운영에 관한 생각 같은 것도 아무래도 글로 쓰다 보면 이상적인 얘기를 쓰게 될 수 있는데 현실을 마주하는 동료로서는 이런 글이 거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조심스럽게 된 경향이 있다. 물론 블로그 글을 많이 써서 예전보다는 무거운 글을 쓰려다 보니 더 안 쓰게 되는 경향도 있다.

요즘은 특정 기술의 사용 방법 등을 적는 것보다는 생각을 정리해서 적는 게 더 적합할 것 같은데 회고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부분도 적어볼 만한 주제가 꽤 있을 거 같다.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적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긴 한데 내년에는 이런 부류의 글을 신경 써서 더 많이 적어보려고 한다. 아까 말한 대로 블로그는 내 기반이나 다름없어서 블로그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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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하는 RetroTech은 그래도 열심히 했다. 작년에 JavaScript 프레임워크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시작한 Version Control System을 6편 녹음했다. 블로그 글이 줄어든 이유에는 이 RetroTech의 영향도 있는데 한편 녹음하려고 자료조사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블로그 글 3~4편은 작성할 시간은 충분히 들어가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녹음하던 팟캐스트는 대부분 1시간 이상의 분량이었다가 올해부터는 짧게 하면서 자주해야지 했는데 사실 더 자주하지는 못했다.

이번 VCS의 역사는 JavaScritp 프레임워크와는 달리 1960년대까지 가다 보니 웹 이전의 시절이라 자료 찾기가 쉽지 않아서 더 시간이 걸린거 같다. 확실히 웹 이후냐 아니냐에 따라 아카이빙된 자료의 차이가 엄청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전에 자료도 생각보다는 잘 남아있다는 생각도 한다.

자료조사하고 녹음하고 편집하는 게 쉽지 않긴 하다. AI로 하면 더 쉽게 할 수 있긴 하겠지만 많이 만들어서 광고 수익을 받거나 하는 게 목표가 아니고 취미에 가깝우므로 아직은 직접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자료조사 하면서 몰랐던 역사도 알게 되고 지금 핫한 기술은 아니지만 지금에 영향을 준 것을 보이는 기술을 보면서 꽤 재미있다.

RetroTech를 시작할 때부터 큰 인기를 끌 콘텐츠라고 생각하진 않았고 그래도 취향에 맞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도 너무 듣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듣는 몇 분은 재밌다고 해주셔서 다행이긴 하다. 내가 막 홍보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긴 한데... 내가 재밌기는 하지만 그대로 너무 듣는 사람이 적으니 아쉽기도 하다. 요즘은 AI가 좋으니까, 한국어로 녹음한 걸 영어로 번역해서 영어 팟캐스트로도 발행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어권에서는 관심 있는 사람이 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생각은 해보는데 이것도 결국 홍보의 영역이라 실제로 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친한 사람들과 취미로 하는 44bits도 올해 20여 편가량 열심히 녹음했다. 44bits는 RetroTech보다는 청취자가 많긴 하지만 여기도 청취자를 모으기보다는 우리끼리 잡담하는 게 더 위주이긴 하다. 요즘 IT가 다 그렇듯이 44bits도 주제가 대부분 AI로 집중되긴 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모든 이슈가 다 AI로 바뀌어서 나로선 좀 아쉽기도 하다.

건강

나는 몸이 건강한 편인데 그 덕에 건강 관리에 무신경한 편이기도 하다. 나이가 있기도 하다 보니 건강 관리를 진짜로 해야겠다는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 계획은 작년에도 했지만 제대로 못 지킨 다짐이기도 한데 그래도 이젠 진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올해는 러닝을 좀 하게 되었다는 거다. 9월쯤에 한참 러닝을 하다가 귀찮아지면서 또 운동을 안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러닝이 막 재밌거나 그렇진 않은데 그래도 건강 관리 면에서 다른 운동보다 러닝이 좀 나은 거 같다. 팟캐스트 들으면서 기록 집착 안 하고 뛰면 괜찮고 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꽤 되는 거 같다. 많이 안 뛰어봐서 관절이나 근육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보니 다치고 싶진 않아서 쉬다가 결국 안 하게 되었지만, 다시 뛰어봐야겠다.(그래도 추운데 뛰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5/12/31 23:42 2025/12/31 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