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용으로 녹음한 첫 파일럿 에피소드에서도 대충 말했지만, 작년 이맘때쯤 팟캐스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는 나한테 좀 어렵고 내가 많이 듣는 매체가 아무래도 내가 하기도 편하다고 생각했기에 팟캐스트를 하고 싶어졌다. 주제는 어떤 기술의 역사를 다루는 것이었다. 기술은 다 당시에 등장한 이유가 있고(꼭 기술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또 특정 기술이 다른 기술을 이긴 이유도 있는데 이런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면 좋겠다 싶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된 지 얼마 안 되었다면 더욱 알기 어려운데 또 여러 기술을 봐온 입장에서는 자료를 찾기도 좋을 거로 생각했다.
팟캐스트 준비
작년 7월 정도부터 사람들한테 조금씩 얘기하면서 반응을 보다가 올 2월부터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팟캐스트 대본은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그냥 해야 할 말을 열심히 적었다.
팟캐스트 대본은 이렇게 쓰는게 맞는건가... 아직 본론은 시작도 못했지만 PDF로 5장이 나왔는데(스샷이 있어서 그렇지만...) 이건 대본인가 글인가... 대본과 글은 무엇이 다른가...
— Outsider (@Outsideris) February 19, 2023
에피소드를 3개까지 써보면 감이 좀 올 것 같아서 3개를 쓰면 녹음해야지 했는데 3개쯤 쓰게 되자 6월 정도가 되었다. 아직도 검수하면서 정리하고 있기는 하다.
팟캐스트 제목은 RetroTech으로 지었다. 어떤 이름을 쓸까 고민하다가 ChatGPT에게 제목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여러 개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중에서 RetroTech이라는 이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팟캐스트 커버 이미지는 레트로한 느낌의 이미지 제작을 위한 프롬프트를 ChatGPT에 물어보고 DALL·E에서 프롬프트를 바꾸면서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맘에 드는 이미지를 얻었다.
DALL·E가 글자는 잘 못 만들기 때문에 글자는 내가 다시 채워 넣고 커버 이미지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맘에 들었는데 오래 봐서 그런지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깔끔하지 않은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커버 이미지를 직접 2개 더 만들어 봤는데 지인의 조언을 받으니 그냥 첫 이미지가 더 낫다고 해서 이걸 선택했다. 만들어뒀던 건 나중에 리프레시하거나 할 때 쓰려고 한다.
녹음
44BITS 팟캐스트를 수년째 하고 있긴 하지만 여기서는 다른 분들이 편집과 등록을 다 해주고 난 말만 하고 있어서 팟캐스트 시스템을 잘 몰랐다.
대본을 어느 정도 작성하고 나니 녹음을 해야했다. 그냥 편하게 할 생각으로 팟캐스트 플랫폼을 쓰면 바로 녹음하고 등록까지 한번 해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기능을 잘 못 써서 그럴지도...) 그리고 엄청 전문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내 기대보다는 가격이 좀 비싸게 느껴졌다.
계속 찾아보다 보니 많은 글에서 GarageBand를 추천하는 걸 보고 이걸로 녹음을 테스트해 보기 시작했다. 트랙이 뭐 1개만 있어서 어렵진 않았다. 나는 Blue Yeti를 쓰고 있는데 평소에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보이스 매체인 팟캐스트를 녹음하다 보니 화이트노이즈라고 해야 하나 소리가 깨끗하게 들리지 않았다. 내가 듣는 팟캐스트가 아무래도 전문적인 방송이다 보니 깨끗한 소리만 듣다 보니까 품질도 신경이 쓰였다. 팟캐스트는 조용한 곳에서는 깨끗한 소리가 중요하고 대중교통 등 시끄러운 곳에서도 듣기 때문에 소리가 작으면 잘 들리지 않는다.
좀 찾아보니 콘덴서 마이크라 소리가 더 잘 들어가는 거 같기도 하고(내가 세팅 못해서 그럴지도...) asbubam님한테 조언을 요청했더니 다이내믹 마이크인 Shure MV7을 추천해 주어서 이걸 샀다.
전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았지만 GarageBand에서 세팅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많은 이퀄라이저랑 설정이 있는데 이것저것 만져봐서 소리가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음악 일을 하는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이것저것 알려줬는데 GarageBand는 기능이 거의 없다고 Logic Pro를 사라고 해서 샀다.(자꾸 사...) 잡음은 RX를 쓰면 다 없앨 수 있다고 할인할 때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유튜브를 보니 다른 데서도 RX를 추천해서 할인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첫 파일럿 에피소드는 Logic Pro를 사기 전이라서 GarageBand에서 녹음했다. 발음이 어눌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생각하고 있다. 혼자서만 하는 거라서 들을 때 재밌을지가 제일 걱정이긴 하다.
파일럿 에피소드에서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인트로/아웃트로 음악도 필요할 것 같아서 Uppbeat도 유료로 가입해서 맘에 드는 음악을 몇 개 골라뒀다. 더 찾아보고 싶긴 한데 음악 고르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적당한 선에서 골라봤는데 넣어봐야 알 것 같다.
RSS 피드와 웹사이트
이제 녹음 파일이 있으니까, 등록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파일럿 에피소드를 따로 녹음한 이유도 등록 테스트 등을 하기 위함이었다. 팟캐스트 플랫폼은 처음부터 Apple Podcasts, YouTube, Google Podcasts, Spotify만 올릴 생각이었다. 국내 플랫폼도 좀 있는데 잘 모르기도 하고 해외 플랫폼이 올리기 더 편할거라 생각했고 이 정도면 듣고자 하는 사람들한테 불편함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등록하려는 순간 내가 RSS 피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몰랐던 건 아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다. 팟캐스트 호스팅 플랫폼을 써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까처럼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고 피드 제공할 사이트를 만들 수 있으므로 그냥 만들기로 했다.
Next.js 저장소에 Nextra를 이용한 블로그 예제가 있어서 이걸 가져다가 만들기 시작했다. 업무에서도 Nextra를 쓰고 있어서 더 익숙해질 겸 쓰기 시작했는데 다른 프레임워크처럼 다양한 테마가 있진 않았고 블로그 템플릿은 아직 문서가 작성되어 있어서 불편했지만, 워낙 간단한 사이트라서 만들기가 어렵진 않았다.
어디에 배포할까 하다가 Cloudflare를 선택했다.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데 한번 써보고 싶기도 했고 어차피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MP3 파일도 서빙해야 했기에 CDN이 필요했는데 Cloudflare가 압도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마침 2년 전에 사놓은 outsider.dev
도메인이 있어서 이걸 쓰면 되겠다 싶었는데 Cloudflare에서 CNAME만 따로 사용하는 건 비즈니스 플랜부터 되는 거 같은데 이건 너무 비쌌다. 새로 도메인을 쌀까 하다가 놀고 있는 도메인이 있는 데 그대로 쓰고 싶어서 찾다 보니 최근 도메인 이전 방법을 설명한 글에 곧 .dev
TLD를 지원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2023년 7월 중순까지 .dev 및 .app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어차피 Google Domains 종료를 앞두고 옮겨야 하는데 이 기회에 Cloudflare로 이전하고 써야지 하고 기다리면서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었다. 중순이라고 하더니 왜 오픈 안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다가 주말에 내가 Google Domains가 아니라 gandi.net에서 outsider.dev
도메인을 샀다는 걸 알았다. 처음에 CNAME만 옮길 생각에 멍청하게 생각 못 하고 있었는데 AWS로 네임 서버 설정해 둔 걸 그냥 Cloudflare 네임 서버로 바꾸면 되는 거였고 난 도메인 이전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retrotech.outsider.dev을 만들었다. MP3 파일은 Cloudflare R2를 사용했고 R2가 S3 API와 호환되어서 내가 사용 중인 ForkLift 3와도 연동되어 로컬에서 바로 올릴 수가 있었다. 웹사이트는 Cloudflare Pages에 배포했는데 라우팅 걱정을 했으나 이런 부분도 잘 지원해 주어서 어렵지 않게 배포할 수 있었다. 이제 새 에피소드 녹음하면 글 올리면 자동으로 RSS 피드까지 만들어지게 되어서 쉽게 새 에피소드를 등록할 수 있다.
팟캐스트 등록
이제 피드가 준비되었었으니 각 플랫폼에 팟캐스트 등록을 하기 시작했다. 팟캐스트 클라이언트가 피드 URL로 등록할 수 있게 지원하기 때문에 테스트로 잘 나오는지 설명 등록은 어떻게 되는지 다 테스트해 놓기는 했다. Apple, Google, Spotify에 피드를 올려서 다 등록했다. Google은 최초 등록 시에 최대 6일이 걸릴 수 있다고 해서 지금은 버튼을 감춰두었다. 2023년에 등록에 6일이나 걸린다니... ㅠ Apple은 바로 등록되었고 Spotify는 등록은 잘 되었는데 원래 Spotify를 안 써서 앱에서는 자꾸 프리미엄 가입하라고 해서 실제 쓰는 사람들이 편할지는 잘 모르겠다.
YouTube는 가장 범용적이기도 하고 최근에 팟캐스트 탭도 생겨서 이를 그대로 쓸 생각이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그냥 동영상을 Podcast 카테고리의 플레이리스트로 묶는 기능이었다. RSS 피드 연결은 당연히 안 되고 MP3 업로드도 안 되어서 음성 파일을 다시 영상 파일로 바꾸어야 했다. 변환은 iMovie를 해서 하니까 귀찮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머지는 사이트에 글만 등록하면 되는데 유튜브는 따로 해줘야 해서 좀 귀찮은데 엄청나게 자주 올리는 것도 아니니 당분간은 수동으로 해야겠다.
등록하기까지 과정이 많아서 파일럿 에피소드를 만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준비 끝나니까 이제 제일 중요한 녹음만 열심히 하면 된다. 그동안 대본을 4개월이나 작성한 만큼(대본만 작성한 건 아니지만...)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료 찾아보고 하면서도 꽤 재밌긴 해서 당분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녹음도 재미가 좀 붙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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