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일한지 8개월정도가 되어가도 있다. 작년 초만 해도 나는 웹표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웹 2.0이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이슈로 급격히 떠오른 웹표준이니 크로스 브라우징이니 하는 말들... 그당시 나는 웹개발을 하지 않았지만 웹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가지고 있는 터였다.
그때 웹표준이라는 것에 대해서 꽤나 무지했던 부분이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약간 모호한 개념과 오해로 빚어진 포스팅들 탓에 현재도 이런 상황은 웹상에서 비슷하다고 본다.) 크로스브라우징은 상당히 현실적인 얘기로 소스 브라우저 유저도 존중해주면서 선택권을 준다는 면에서는 찬성하고 있었지만 굳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웹표준까지 철저히 지켜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느끼기에는 좀 탁상공론처럼 느껴졌고 이슈는 많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정작 지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가 웹개발자로써 일을 하게 되었고 전과는 입장이 달라졌다. 전에는 오직 사용자의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사용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의 입장이 되었다. 그려면서 큰 고민이나 혼란도 없이 나는 웹표준 지지자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간의 많은 개발에서 계속 표준을 준수하려고 노력했고 약간씩 나아지고 있다.
내가 그동안 웹표준에 관심을 가지면서 느낀 점은 내가 체감적으로 느끼던 이슈들에 비해서 현실은 많이 모지라다는 느낌이었다. 자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내가 못 찾은 거이기도 하지만...) 더군다나 외국자료에 비해서 국내 자료는 많이 부족했고 그 가운데 웹표준으로 HTML을 작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웹표준에서 가장 어려운점은 인식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든 철저한 웹표준을 준수한 더 아름다운 웹을 위한 웹사이트 제작과 그냥 여태 하던대로 필요한대로 html 가져다가 원하는 모양이 나오도록 만든 웹사이트의 차이를 과연 윗선들에서 인정해 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차후에 유지보수가 쉽다거나 용량이 적다등의 얘기가 나올수 있지만 그건 확실히 나중 얘기고 분명 현재로서는 웹표준 준수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노력이 훨씬 많이 든다. 웹표준 처음 손대기 시작했을때는 진짜 버튼하나 다루느라고 몇시간씩 고생한 적도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래도 더 아름다운(?) 웹을 위해서 개발자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노력히 힘들지는 않다.
더군다나 위에 말했듯이 난 개발자다. 웹 퍼블리셔가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있는 곳처럼 그런 부분의 인식이 적은 곳에서는 더욱 어렵다. 이제 몇개월 일하다 보니 우리회사에선 디자이너에게 웹표준준수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일할 땐 좀 짜증나지만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들에겐 그들의 사정이 있을테니까...) 웹표준은 커면 기본적인 HTML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는데 거기에 웹표준의 필요성에 대해서 얘기해 본들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거나 다름없다.
한때 우리팀에서 웹퍼블리셔를 뽑을려고 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고 그사이 또 팀의 사정은 달라져서 지금은 뽑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웹퍼블리셔의 필요성을 윗선에서 이해했는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정확히는 우리한테만 웹퍼블리셔고 서류상은 디자이너를 구하는거였으니까......
그러다 보니 웬만한 HTML코딩을 직접하게 된다. CSS까지... 하지만 난 개발자이기 때문에 웹표준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JAVA, JSP 등의 개발기술이지 웹표준부분일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공부해야 할것은 산더미 같고 웹표준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웹표준 코딩능력의 성장은 지지부지하고 한번 제대로 해두면 두고두고 유용할 것 같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올블로그나 내가 가는 쪽에는 확실히 그런 부분에 얘민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체감하는 IT종사자들의 웹표준 지지도는 꽤 되는 편이긴 하지만 현실로 나와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웹표준은 지지하기는 커녕 "웹표준을 할필요 있냐?"라며 반대의견이라도 갖을 정도의 관심도를 가진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반갑다.
그러면서 약간 편집적인 느낌도 드는게 사실이다. 협업이나 동기들 개발을 도와주다 보면 내가 이런쪽에 얘민하기 때문에 자꾸 그런쪽을 권하게 된다. 태그는 왠만하면 이렇게 쓰고 레이아웃은 테이블을 쓰지말고 스타일시트를 잘 사용하고 표현과 구현은 분리하라는 등 이런저런걸 하다보면 왠지 너무 많은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냥 있어도 당장 야근에 주말출근도 하는 동기들보고 이건 표준에 맞지 않으니 이렇게 고쳐라라고 얘기할때는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고 어느쪽이 옳은가라고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웹표준 웹표준.... 확실히 해보면 HTML이란 녀석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CSS와 표준코딩을 어느정도 따르면 마구잡이 섞어 짠 것 보다는 훨씬 수정이나 코딩하기가 용이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열악한(?) IT환경을 생각하면 웹표준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웹표준을 잘 아는 사람들이 웹표준을 준수한 코딩에 대해서 좀더 많은 정보를 나누어서 진입 장벽이 더 낮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물론 요즘은 꽤 괜찮은 책들도 출간되긴 하지만...) 그런 면에서 후니님의 CSS 레퍼런스 제작 프로젝트는 아주 반가운 시도이다.
덧) 원래는 이런 내용의 글을 쓸 의도는 아니었는데.. ㅡ..ㅡ
덧) 괜찮은 웹퍼블리셔 한명만 있었으면 진짜 좋겠다.. ㅜ..ㅜ
사실 웹표준 자체를 강제성을 가지고 접근을 해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건 가뜩이나 지킬 게 많아 힘든 세상에 너무 가혹한 처사 같아요.
대신 웹표준으로 전향했을 때 얻어지는 이익들을 몸소 깨달아가면서
자연스레 부담없이 웹표준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디자이너분들 가뜩이나 하얀 백지 위에 그림 그릴 생각으로도 머리 아프실텐데
코드 까지 규칙대로 쓰라는 건 좀 너무 한 것 같아요. -_ㅠ;
사실 좀 그러한 면이 있기는 한데 개발자의 입장으로 웹표준 준수는 웹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좀 의무적으로라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나아가는게 가장 좋겠지만 어느정도는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제로 하자는건 아닙니다. ^^
제로보드 스킨만드시던 시리니님 맞으시죠? 예전에 시리니님이 만드신 스킨 많이 썼었는데 이렇게 방문해 주시니 반갑네요. ㅎ
웹표준이라고 말하는 W3C의 (X)HTML 명세서에는 실제로 권장(Recommendation)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따라서 명세서를 따를지 말지는 자신(또는 회사)의 상황에 맞게 결정할 일입니다.
하지만 시리니님이 말씀하셨듯이 표준을 준수했을때 얻어지는 이익이 있기 때문에 표준을 준수하라고들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말만으로는 동감하기 힘들기도 하죠.)
시리니//웹디자이너를 일반 디자이너와 동일하게 생각하시면 안될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웹디자이너)던 그 분야의 기본이 되는 것(HTML)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하지 못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전문가 수준으로 알아야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라면 웹퍼블리셔라는 직업이 존재할 필요가 없을테니까요. :)
덧. 코드를 규칙대로 쓰는 정도는 드림위버같은 툴만 잘 사용하셔도 됩니다.
제가 전달력이 약해서 의미 전달이 잘 안된것 같긴 한데요.
개인적 욕심으로 웹표준 준수를 해보고 싶은데 현실이 잘 안받쳐주는 상황에서의 답답함을 쓰다 보니 이런 내용이 되었네요.
이제 몇달해서 xhtml권고사항의 Syntax를 맞추는 정도는 하겠는데 태그를 목적에 맞게 쓰는 부분이나 CSS는 아직 많이 어렵더군요.
덧글에 달았듯이 괜찮지 않아도 좋으니 마인드 괜찮은 웹퍼블리셔가 팀에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ㅠ..ㅠ
보통 웹 표준 문제가 웹 디자이너에게 향하게 되면 저는 이런 말을 마음에 두게 됩니다. 그냥 멋진 예술적인 디자인만 뽑아낼 거라면 그건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면 되는 거지만, 적어도 <웹 디자이너>라면 웹의 기본은 알고 일을 해야하는 게 아닐까 하고요.
웹이라는 특성을 생각해봤을 때 하드 코딩까지는 무리더라도, 그냥 위지위그 에디터만 보고 컨트롤 배치하는 것뿐이 아니라 해당 코드를 보고 이해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웹 디자이너라는 직함이 어울린다고 봅니다.
만약 웹이 아니라 출판에 쓰이는 DTP 프로그램에 쓰일 디자인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웹을 몰라도 큰 장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그냥 디자이너라고 할 수도 있겠고, 또는 적절한 어두가 붙은 디자이너라고 불릴 수도 있겠죠.
멋진 디자인은 잘 뽑아내지만 포토샵에서 잘라서 이미지 파일로 저장할 줄만 알고 드림위버의 위지위그로 붙여넣기만 할 줄 안다면, 그 사람은 웹 디자이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웹이 붙느냐 안 붙느냐, 이 개념은 웹에 있어선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요. ^^
전적으로 공감되는 내용만 말씀해 주시는군요. 저는 지금도 다른데서 얘기할때는 아직 웹디자이너하고는 같이 일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는 합니다. 웹표준을 준수하지 않는 코딩을 가지고 일할 때도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제가 있는 환경에서는 HTML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웹디자이너와 일할려니까 솔직히 여력만 되면 그냥 PSD만 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죠. 그럴려면 웹디자인하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 현실은 어쩔수 없죠.. ㅋ
그런사람들한테 요구할 수는 없으니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중이죠.
저도 에이전시에서 퍼블리셔로 일을 하고 있지만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게 웹표준인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의 빡빡한 일정에 퍼블리싱쪽은 아예 일정조차 없는 경우도 있구요 --
가끔 회의도 들긴하지만 ..웹표준이라는 매력이 떨구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ㅎㅎ^^
예.. 어렵죠...
너무 급하고 빡빡하지 않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상황되는 내에서 최대한 표준 준수를 하면 언젠가는 더 좋은 세상이 올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