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BITS 팟캐스트(홈페이지)는 첫 화부터 모든 에피소드를 들었을 정도로 나에게 꽤 애착이 있는 팟캐스트임에도 사이트가 따로 있고 거기서 에피소드가 발행되다 보니 문득 회고 등에서나 언급할 뿐 블로그에서 제대로 얘기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방송으로 어느새 200회를 녹음했다. 200회면 매주 녹음한다고 해도 거의 4년이 걸리는 시간이라 새삼 '44BITS가 참 오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stdout.fm 팟캐스트
200회 방송에서도 얘기 나왔지만 44BITS 팟캐스트는 2018년에 10월에 stdout.fm 팟캐스트라는 이름으로 1화를 시작했다. 이 팟캐스트는 seapy님 주도로 nacyot님, 너굴님 세 분이 시작했다.
Twitter나 커뮤니티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꽤 친해진 사람도 언제 어디서 친해지게 되었는지 잊어먹은 경우가 꽤 많다. nacyot님과 너굴님은 stdout.fm이 시작되기 전에 같은 회사에 다니긴 했지만, 같이 일하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는 사이였다. 회사 같이 다니기 전에는 아마 오프라인에서는 한두 번 인사한 정도면서 트위터에서 많이 떠들던 사이지 않았나 싶다.(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Seapy님도 그전에 트위터에서 얘기 나눈 기록은 많이 있는데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창업한다고 퇴사하는 글을 본 기억이 있어서 친분은 꽤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자연스레 stdout.fm 팟캐스트가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1화부터 듣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다들 YouTube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Seapy님이 팟캐스트의 유행이 다시 올 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실제로 팟캐스트 유행은 돌아왔다. 전 세계에서는 유행이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뿐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나는 꼼수다"가 등장하면서 팟캐스트가 인기를 끌었지만 나는 2009년 정도부터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팟캐스트란 매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stdout.fm이라는 한국어로 하는 기술 팟캐스트가 생겼다는 게 꽤 반가웠고 그래서 1화부터 열심히 들었다. 팟캐스트 앱은 내 아이폰에서 중요한 앱 중 하나였기에 구독만 하나 추가하면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시작하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보니 아주 초반인 3화부터 게스트로 출연해서 해외 콘퍼런스에 갔다 왔던 경험을 얘기하기도 했다. 큰 준비 없이 수다 떨듯이 나와서 꽤 재미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진행자들하고 친분이 있고 나도 뉴스레터를 계속 발행하고 있다 보니 이슈가 있을 때마다 게스트로 참석해서 같이 떠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subicura님과 ecleya님도 멤버로 참여했는데 다 아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지인들과 그냥 수다 떠는 기분으로 참여했다.
SDuck님이 만들어주신 2020년 100회 기념 페이지를 보면 100회 중에 총 8번 참여했다. 엄청 많은 건 아니지만 게스트 중에는 가장 많이 참여했다.
44BITS 팟캐스트
팟캐스트는 stdout.fm이고 블로그는 44BITS로 운영하다가 101회부터 팟캐스트도 44BITS로 이름을 변경해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2020년 12월에 당근마켓으로 이직했다. 이직 글에도 썼지만, 당시 난 꽤 소진된 상태로 번아웃이 왔다 갔다 하는 상태였고 당시 이직을 생각하고 있진 않았지만, 소고기를 구워주면서 당근마켓에 와서 같이 일하면서 팟캐스트 하자고 했을 때 재밌겠다는 생각에 맘이 꽤 동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이직했을 때는 코로나가 한창이었기 때문에 모이기가 어려워서 녹음은 별로 못하고 한참 동안은 그냥 일만 했다. 뭐 원래도 난 주기적으로 녹음하던 사람은 아니라서 크게 영향은 없었고 당연히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없기도 했다.
재택을 주로 하다 보니 가끔 모이거나 Zoom으로 녹음했지만 쉽지 않았고 녹음 간격도 꽤 띄엄띄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작년 초였나 오랜만에 번개로 다 같이 모여서 다시 팟캐스트를 잘하기 위해 2주마다 날짜를 정해서 하기로 했다. 전에는 지속해서 할 수 있도록 점심시간에 녹음했는데 요즘은 다들 바빠져서 점심시간에도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 저녁으로 녹음 시간을 옮겼다. 다행히도 이게 효과가 꽤 있어서 이후로는 거의 2주마다 계속 녹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게스트로 나올 때보다 자주 나오니까 더 재밌게 녹음을 한 거 같다. 초기에 Seapy님 얘기대로 녹음하는 데 너무 큰 노력이 필요하면 오래 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주제 정도만 모아놓고 대본도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하는 편이다. 나는 한 달에 2번씩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때문에 그중에서 팟캐스트에서 얘기해 볼 만한 이슈나 트위터에서 본 주제를 가져와서 같이 얘기한다. 물론 우리는 앞뒤 정도만 자르고 편집도 따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200회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잡담을 하다 보니까 어느새 200회네? 하는 기분도 든다.
200회 방송하면서도 느꼈지만 잡담하듯이 하다 보니까 설명도 좀 부족하고 기술 이름이나 옛날얘기를 그냥 꺼내면서 얘기해서 듣는 사람에게 친절한 편은 아닌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듣는 사람도 항상 비슷비슷한 느낌인데 그 대단하지 않은 잡담이 꽤 즐겁긴 하다. 여기서 잡담을 많이 하다 보니 대본까지 힘들게 준비한 RetroTech 팟캐스트를 기획하게 된 것이기도 하다.
멤버들이 다양한 관심과 재능이 있어서 시간만 많으면 재밌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들 바빠서 좀처럼 쉽지 않다. 이번 200회때도 공개방송 얘기가 나왔지만 공개 방송이란게 장소 구하는거부터 녹음까지 할일이 한두개가 아니다 보니까 실제로 진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물론 사람들이 오기는 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스튜디오가 생겨서 아지트처럼 쓸 수 있고 더 세팅되면 모이기만 하면 바로 방송도 할 수 있게 되어서 전보다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스튜디오가 아주 가깝진 않아서(아주 멀지도 않지만) 자주 가진 못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뭔가 또 재미난 일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금처럼 계속 잡담하는 것도 좋고 ㅎㅎ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