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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규칙 없음 -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규칙 없음 -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책 표지 규칙 없음 -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 ⭐⭐⭐⭐⭐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메이어 지음
이경남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
No Rules Rules

2015년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라며 공유가 되면서 처음 Netflix의 컬처 덱인 Netflix Culture: Freedom & Responsibility이라는 문서를 알게 되어 아주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이는 Google에서 일하다가 Facebook로 이직하고 COO가 된 Sheryl Sandberg가 2013년 한 인터뷰에서 Netflix의 CEO인 Reed Hastings가 2009년 공개한 Netflix의 Culture Deck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It may well be the most important document ever to come out of the Valley)라고, 언급하면서 유명해지게 되었다.

이 문서의 존재 여부가 국내에 많이 퍼지기 시작한 건 2015년으로 기억하고 당시 스마트스터디에서 이 문서를 번역해서 공개해 줘서 쉽게 내용을 파악하고 Netflix가 어떤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 영향인지 몰라도 이 시점 이후에 내가 다닌 회사는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거나 나도 비슷한 문화를 유지하려고 높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진화를 거듭한 끝에,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스스로 내린 판단을 실행에 옮길 때 거추장스러운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오히려 더 많은 자유를 갖게 되면, 직원들은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되고, 회사도 책임을 묻기 더 쉬워진다. 그러면 상황에 더욱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고 더 즐겁고 의욕적인 분위기가 되어 민첩한 조직이 된다. 단, 이 정도로 자유로운 토대를 마련하려면 우선 두 가지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일반적인 회사들이 규정과 통제 절차를 마련하는 이유는, 일 처리가 미숙하고 프로답지 못하거나 무책임한 직원들을 다루기 위해서다. 애초에 이런 사람들을 채용하지 않거나 내보낸다면 그런 규정은 필요가 없다.
솔직성을 키워라. 재능 있는 직원들은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러나 예의만 강조하는 규정집은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피드백을 서로에게 제공하는 것을 막는다. 재능 있는 직원들이 피드백을 습관처럼 서로 주고받게 되면 일을 더 잘하게 되고 동시에 서로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되어, 통제는 크게 필요하지 않게 된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자리를 잡으면 이제 통제를 줄여라

2020년에 원서가 나오고 같은 해에 바로 번역되어 출간된 이 책은 Netflix Culture: Freedom & Responsibility를 자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기업 문화 전문가인 Erin Meyer에게 Reed Hastings가 책으로 써보자고 제안해서 나오게 된 이 책은 Reed Hastings가 회사 내부 문화와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Erin Meyer가 인터뷰 등 외부의 시선으로 본 시점의 설명이 번갈아 나오면서 설명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 봤을 때 과연 제대로 동작할까? 문제는 없을까? 하는 부분에 대한 의문도 잘 해소해 주면서 균형 맞춘 설명을 하고 있다.

Netflix를 내가 꽤 좋아하는 회사이기도 하지만 여러 면에서 Netflix가 하는 문화는 공감이 많이 되었다.

1부 자유와 책임의 문화로 가는 첫 단계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는 인재 밀도가 높은 회사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확인했다.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인재 밀도가 전체적으로 높은 환경에서 특히 제 실력을 발휘한다.

이것은 넷플릭스 이야기의 기반이 되는 가장 중요한 점이다.
빠르고 혁신적인 직장은 소위 말하는 '비범한 동료들'로 구성된다. 다양한 배경과 견해를 가지고 있는 비범한 동료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중요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이 첫 번째 점이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다른 원칙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사실 인재의 밀도를 높인다는 것이 Netflix가 적용하는 문화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조건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 대부분을 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하고 있다. 회사 경험이란 게 결국은 내가 경험해 본 것의 총합일 수밖에 없지만 꽤 많은 회사가 정책을 만들 때, 어뷰징을 막기 위해서 만들게 되고 그에 따라 오히려 일을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게 제약을 가해서 "열심히 해서 뭐하나? 그냥 적당히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불만이기도 했다.(내가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직원들이 평소에 상호 발전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윗사람이든 동년배이든 아랫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말이다.

넷플릭스의 '솔직한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의구심을 가졌다. 넷플릭스는 솔직한 피드백을 권장할 뿐 아니라, 피드백을 '자주' 하라고 독려한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볼 때 그렇게 해봐야 마음 상할 일만 늘어날 것 같다.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인지상정 아닌가? 그래 봐야 부정적인 생각만 들 것 같다. 솔직한 피드백을 자주 하라고 부추기는 규정은 불쾌감을 조장할 뿐 아니라,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비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누가 조금이라도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누구나 민감해져서 상대의 의도를 의심하고 화부터 내게 된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우선 기운이 빠지고 불쾌해진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람들은 해당 피드백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을 고친다. 간단한 피드백 루프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 피드백 문화를 강조하는 편이다. 피드백 문화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항상 어려움이 많은 편이다. 해외 문화에서 일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상대에게 피드백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는 하다.

피드백을 제시해야 할지 고민할 때, 사람들은 두 가지를 놓고 갈등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그래도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넷플릭스에서는 간혹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더라도 서로 성공할 수 있게 도우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올바른 환경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접근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도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했다.

넷플릭스 매니저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제시하라고 직원들의 등을 떠밀 때 사용하는 첫 번째 기법은, 평소에 부하직원과 일대일로 만날 때 피드백을 제시하게 정하는 것이다. 부하직원에게 피드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린다. 피드백을 첫 번째 안건이나 마지막 안건으로 정해, 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와 별개의 항목으로 다룬다. 상사인 자신에게 피드백을 제시하게끔 부하직원을 독려한 다음, 원하면 자신도 피드백을 제시한다.
피드백을 받을 때의 태도도 중요하다. 어떤 비판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대응하고 '소속 신호(belonging cue)'를 줌으로써 피드백을 마음 놓고 제시해도 좋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리드는 직장 내 솔직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두 번째 단계를 개발했다.
"모든 직원이 피드백을 원활히 주고받게 가르쳐라"

4A 피드백 지침
피드백을 줄 때
1 AIM TO ASSIST(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피드백은 선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불만을 털어놓거나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피드백은 용납되지 않는다.
2 ACTIONABLE(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피드백은 받는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피드백을 받을 때
3 APPRECIATE(감사하라): 비판을 받으면 변명부터 하려 드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반사적으로 자존심이나 체면을 지키려고 한다.
4 ACCEPT OR DISCARD(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넷플릭스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사람으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게 된다. 어떤 피드백이든 일단 듣고 생각해 봐야 한다.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하되, 피드백의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받는 사람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양측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피드백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이 들었다.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협업하는 주변 동료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항상 궁금하기 마련인데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알 수 있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든다. 물론 어떤 부분은 고치지 못하더라도 어떤 부분은 쉽게 고치고 반성해 보면서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피드백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조직 차원에서 피드백을 주고받는(양쪽다 훈련이 필요하다) 훈련을 받아 본 적은 없어서 훈련받으면 어느정도 나아질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또 사람마다 이런 부분에 민감도가 달라서 어떤 사람은 건조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을 적절한 피드백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고 힘들어할 수도 있어서 이런 부분을 완화하는 데 얼마나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 따라서 팀에 솔직한 문화를 주입하려면 세 번째 원칙이 필요하다.
피드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하라.

솔직한 분위기를 마련하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 요건이 더 필요하다.
사심 없는 솔직함과 똑똑한 왕재수 짓을 구분하라.

솔직한 문화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려면 4A 피드백 지침을 신중히 지켜야 한다. 상대방의 기분도 헤아려야 한다.

넷플릭스도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고 잘못된 피드백에 대해서도 제지를 확실하게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피드백이라는 이름하에 일일이 지적받는 일도 피곤한 일이긴 한다. 전반적으로 읽으면서 내 느낌으로는 너무 객관적인 피드백은 오히려 조직이 너무 날카롭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서 여기의 원칙에 동의하면서도 좀 더 훈훈한 분위기가 더 좋다는 생각은 들었다.

요즘 같은 정보 시대에 중요한 것은 어떤 성과를 내는가이지, 몇 시간을 근무하는가가 아니다. 넷플릭스처럼 창의성을 중시하는 회사의 직원이라면 특히 그렇다. 나는 직원들이 몇 시간 동안 일하는지에 관해서는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다.

리더부터 과감한 휴가로 솔선수범하라.

중요한 것은 리더의 행동이며, 사람들은 그의 말이 아닌 행동을 듣는다.

최근에도 많이 고민한 것이지만 운 좋게(?) 수년간 휴가가 무제한인 회사에 다녔는데 이것도 어찌 보면 넷플릭스의 영향을 받아서 무제한 정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사실 휴가가 무제한이란 것은 회사 운영 입장에서는 걱정이 많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이걸 단순히 "휴가 일수를 많이 줄 수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대로 업무가 창의성을 중시하는 업무라면 시간을 내가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는 면에서 무제한 휴가가 문화의 기반을 다져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 같은 시기에는 원격 근무와 무제한 휴가는 훨씬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 경험에서도 무제한 휴가와 제한된 휴가 일수가 있을 때 오히려 휴가가 제한되었을 때 일 외에 신경 쓰고 추가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훨씬 많았다.

휴가 규정을 없앨 때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또 다른 한 가지는, 팀원들이 자유를 남용하여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몇 개월씩 자리를 비우게 될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팀워크에도 문제가 생기고, 사업에도 큰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순조롭게 휴가 규정을 없애려면, 두 번째 조치가 필요하다. 이것만 잘 처리하면, 조직에서 카일 같은 리더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직원들이 행동할 수 있게 맥락을 정하고 보강하라.

명문화된 규정이 없으면, 매니저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적절한 허용 범위를 팀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 디렉터는 팀원들을 불러 모아놓고 어느 달에 휴가를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설명했어야 한다.

휴가 규정의 자유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그 자유를 아무도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규정은 세 가지 사규를 통해 만들어졌다. 1) 항상 회사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2) 다른 사람의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3)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외에 휴가기간을 정하는 문제라면,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좋다.

직원에게 휴가를 가고 싶은 대로 가라고 하면, 하늘이 무너질 줄 알았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예외가 있다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조금 올라간 것 같았고, 3주 연속 주당 80시간씩 일한 뒤 브라질 아마존의 야노마니 부족을 찾아가는 것처럼, 조금 별나게 자유를 만끽하는 직원들이 있는 정도다.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면,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게 되어 더욱더 책임 있게 행동한다. 내가 패티와 함께 ‘자유와 책임, 즉 F&R(Freedom & Responsibility)’이라는 말을 만든 것도 그때였다. 우리에게는 이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지만, 사실 하나를 가지면 나머지 하나는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자유는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책임의 대립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자유는 책임을 향해가는 통로다.

휴가에 대한 Reed Hastings의 생각에 완전히 동의한다. Netflix가 말하는 자유와 책임에서도 자유는 제한하고 책임만 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둘은 같이 움직이는 거라서 회사가 자유를 제한하면 직원들은 책임에 대한 부분도 스스로 제한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뷰징 사례가 없을 수는 없다. 나도 어뷰징 사례를 본 적이 있고 (그때마다 제도 바뀔까 봐 마음이 철렁하지만...) 결국 그 팀에서, 그 리더가 맥락을 정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어찌 보면 사소한 이러한 부분에서도 협업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 공유가 안 되거나 누가 장기간 휴가를 가서 업무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 이걸 정책으로 만들어서 제어하기보다, 원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인 업무는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Netflix의 이 의도에 아주 동의하고 당시 실리콘밸리에서도 이러한 문화는 일반적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실험(?)을 하고 현실에서는 흔들리는 일이나 반대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밀어붙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자유와 책임을 한다고 꼭 회사가 성공한다고는 할 수 없는데 Netflix가 크게 성공해서 이러한 문화가 가치 있다는 걸 증명해 주어서 다행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회삿돈을 아껴 쓰라고 말하는 정도만 하자고 제안했다. 무언가를 구입할 때는 자기 돈을 쓸 때처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첫 번째 지출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
회삿돈을 내 돈처럼 생각하고 쓰라.

결국 우리는 출장과 경비 지침을 단순하게 바꿨다. 현재 넷플릭스의 출장 및 경비 규정은 다음 다섯 마디가 전부다.
넷플릭스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

첫 단계에서 맥락을 정한 후,
마지막 단계까지 지출을 감시하라

돈을 쓰기 전, CFO인 나와 당신의 상사 앞에서 특정 항공기 좌석 등급이나 호텔, 전화 통화 방식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 선택이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된다고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면 물어볼 필요 없이 그것을 택하여 예약하면 됩니다. 그러나 설명할 때 어딘가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면, 상사와 의논한 다음 좀 더 저렴한 방식을 선택하세요.

이것이 F&R의 골자다. 상사가 준 자유를 부하직원이 남용한다면, 그를 해고하고 그 사실을 공개하여 다른 사람들이 결과를 납득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유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속이는 사람이 있어도, 실보다는 득이 많다.

그러려면 조직이 좀 더 투명해져야 하고, 회사 기밀도 없어야 한다.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일반 직원들도 수뇌부만큼이나 회사가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아야 한다.

난 예산을 직접 집행하는 일이 많은 업무의 사람은 아니긴 하지만 휴가와 같은 맥락으로 이 부분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휴가보다 예산 쓰는 건 훨씬 조심스럽게 느껴지는데 이 부분까지 자유롭게 한 것이 놀라웠다. "맥락을 정한 후, 마지막 단계까지 지출을 감시하라"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자유는 주더라도 감시 시스템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상한 부분이 있을 때는 적은 금액일 때 혹은 일찍부터 경고성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꽤 많은 부분은 팀 내에 투명하게 공유하고(매니저에게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팀 내에서 모두가 적절한 수준이 무엇인지 같이 살펴보고 얘기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2부 자유와 책임의 문화로 가는 다음 단계

운영 관련 직책에는 시장의 평균 수준에 맞춘 보수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무리 잘해도 한계가 분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직책에는 보통 수준의 직원 수십 명을 데려올 수 있는 보수로 베스트 플레이어 1명을 데려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기로 했다.

보너스는 유연성에 좋지 않다.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현금을 흔들어 보이며 분발하길 유도하는 방식이 나는 늘 못마땅했다. 베스트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성공을 갈망하기 때문에, 보너스가 코앞에 보이든 말든 목표를 향해 모든 자원을 쏟아붓는다.

창의적인 일을 하려면, 우선 마음이 자유로워야 한다.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올려 큰돈을 받아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최고의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가능성이 존재하는 '열린 인지 공간(open cognitive space)'에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

다른 회사보다 더 많이 지급하라.

역설적이게도 보수를 조정하는 문제에 관한 한 세상의 거의 모든 회사가 직원들을 나가게 만드는 시스템을 채택한다. 당연히 인재 밀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인재 밀도를 높일 수 있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업계 최고의 연봉을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월급 받는 입장에서 연봉을 많이 주면 무조건 좋지만 내가 회사 운영자는 아니기 때문에 연봉은 무조건 업계 최고로 줘야죠! 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회사가 돈을 엄청나게 잘 번다면 그나마 쉽겠지만 모든 회사가 그런 건 아니니까...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에서는 직원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 효율이 높다.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이 주고 요구하기 전에 인상해 주며 다른 직장을 물색하기 전에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 다음 해 또 그다음 해 시장에서 최고의 인재를 데려와 계속 붙들어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처음부터 조금 더 지급하는 것이 사람을 빼앗긴 다음에 빈자리를 채워 넣는 것보다 훨씬 돈이 덜 든다.

지난 6년 동안 리크루터의 전화는 한 번도 받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내 시장가치가 그동안 많이 올라갔군. 내가 지난 몇 해 동안 마땅히 받아야 했을 대우를 받지 못했던 건 한 가지 때문이야. 내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것조차 의리 없는 짓이라고 생각한 탓.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우리 회사에 눌러앉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일할 정도의 실력이라면 다른 회사를 선택할 능력도 있는 겁니다. 선택할 마음이 있다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일하는 것이 자기가 선택한 것이어야지 덫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조지의 연봉을 인상해 주는 것뿐 아니라, 닐이 데리고 있는 다른 사람 중에 구글이 자리를 제안할 만한 사람을 찾아 그들의 연봉까지 함께 인상해 주었다. 그다음 우리는 모든 직원에게, 리크루터에게서 전화가 오면 당당히 받고 연봉 수준을 알아낸 후 그 정보를 우리에게도 알려달라고 고지했다. 또한 패티는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개발하여 직원들이 전화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낸 자료를 누구나 입력할 수 있게 조치했다.

리크루터의 전화를 받을 때 넷플릭스의 원칙은 이렇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 전에, '얼마를 주실 건가요?'라고 물어보라."

그냥 업계 최고의 연봉을 준다는 것뿐만 아니라 면접을 보는 것을 권장하는 것은 너무 파격적이라 놀라웠다. 전에도 Netflix는 다른 회사에서 오퍼를 받아오면 카운터오퍼를 준다는 얘기를 들어보고 놀라웠는데 실제로 책을 보니 그 정도가 아니라 면접을 통해서 본인의 시장 가치를 계속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시장 가치가 올라갔다는 게 확인되면 그에 따라 연봉을 올려준다. 특정 업종이 올라갔다고 판단하면 다른 사람도 같이 연봉을 올려준다. 물론 책에도 살짝 언급되었지만, 본인이 본인의 시장 가치를 모르고 있다면 올려주지 않기도 한다.

나는 다른 회사 면접을 보거나 이직하는 게 배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장벽이 약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은 멀리서 보기엔 더 건조해 보였음에도 미국도 비슷하게 이런 걸 의리 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렇기에 회사가 리크루터한테 연락이 오면 면접을 보라고 더 권장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공유하게 하여 투명성을 일상화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중요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리더부터 정보를 공개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그렇게 할 것이다.

나는 분명히 못을 박았다. "이제 와서 갑자기 재무 자료를 비밀에 부치면, 직원들이 뭐가 됩니까? 자기 회사에서 자신이 아웃사이더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회사가 커진다고 해서 비밀이 많아지면 안 됩니다. 우리는 반대로 하자고요. 갈수록 더 대담해지고 전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이런 정보가 새어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그러지 않는다는 법은 없으니까) 호들갑을 떨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한 번의 불미스러운 사례였다고 여기면서 뒷수습을 한 뒤, 계속 투명성을 유지할 것이다.

누군가를 해고하면 모두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 무슨 일에든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 그럴 때 그 이유를 쉽고 솔직하게 설명한다면, 수군거림도 멈추고 신뢰는 두터워진다.

정보 투명성이란 것은 일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소속감을 높여주기도 하고 이해도가 높아져서 일을 더 잘하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러 사례에서 이런 부분을 공개해도 되는가? 하는 부분은 언제든 있게 마련인데 최근 경험으로는 난 꽤 많은 부분에서 공개해도 괜찮다는 입장에 서있는 편인 것 같다.

결국 정보라는 건 모든 논의와 의사 결정을 전 직원이 모여서 할 수 없기 때문에(다 모여서 해도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직원 수가 많아지면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보가 열화되기 마련이다. 이 정보 열화는 매니저 -> 실무자로도 있고 협업자 사이에서도 있기 마련이지만 보통 매니저 -> 실무자 방향이나 경영진 -> 실무자 방향에서의 정보 열화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더 소외됨을 느끼거나 일부러 정보를 감춘다고 느껴서 신뢰가 깨지게 된다.

그래서 정보는 더욱 가열하게 동의해야 한다. "이 정보를 공유해도 되나?"라기 보다는 "이 정보를 공유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로 기본적으로 공개한다는 전제로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라고 한다. 실수 효과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도 평소 인상이 좋았던 사람에겐 그 실수가 오히려 그 사람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면, 그 반대인 사람에겐 가뜩이나 좋지 않았던 인상이 더욱 안 좋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상사는 직원들의 결정을 승인해 주거나 거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혁신을 막고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라.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뽑은 다음 그들에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실행할 자유를 주면, 혁신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정보에 밝은 주장으로서 베팅하라

성공하면 축하하고, 실패하면 선샤이닝하라.

부하직원이 제안한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 상사로서 기뻐하고 흡족한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성과를 내지 못한 베팅을 두고 법석을 떠는 것은, 앞으로 모험 따위는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경고와 다를 바 없다.

베팅이 실패했을 경우 매니저는 핵심 내용에 관한 관심을 신중하게 밝히되, 질책은 삼가야 한다. 그날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마음에 담았다. 첫째, 베팅했다가 실패할 경우 CEO는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물을 것이다. 둘째, 뭔가 큰일을 시도했다가 성과를 내지 못해도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직장에서 쫓겨나는 일도 없다.

이런 부분은 IT 업체 중에 잘하는 회사들은 이미 어느 정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여기서 "정보에 밝은 주장으로서 베팅하라"는 말은 정보에 가장 밝은 사람, 즉, 해당 업무를 실제로 하는 사람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결정하라는 의미이다. 나도 의사 결정의 상당 부분을 실무자, 엔지니어로 말하자면 실제로 그 일을 구현하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몫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정보가 많다고 꼭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의사 결정을 하고 실행하다 보면 추가로 알게 되는 정보를 통해 그 의사 결정이 잘못되었다거나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실무자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 일을 통해서 무엇을 달성하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변경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실무자가 직접 모든 맥락을 이해하고 실행과 취소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IT 업무는 꽤 많은 부분에서 창의적 업무이기 때문에 당연히 실패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도전해서 성공하고 성과가 이어지면 더 좋겠지만 항상 그러기는 어렵고 그런 성공조차도 다른 실패의 경험에서 나온 성공일 가능성이 높다. 이 둘은 미묘한 차이라서 말이나 글로 정리해서 전달하려면 어렵긴 하다. 실패를 해도 되기는 하지만 실패할 거로 생각하고 일을 하는 건 아니어야 하고 성과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거기서 배우는 게 있으면 괜찮다는 메시지는 조금만 틀어져도 쉽게 조직이 실패를 두렵게 하게 만들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실패를 선샤이닝하고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

3부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강화하는 법

힘든 결정을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리더들이 평소 직원들에게 '우리는 가족이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재 밀도가 높은 직장의 직원들은 가족이 아니다.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팀이다.

우승컵보다 직업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넷플릭스라는 직장이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밝힌다. 이에 관해서는 타협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이기는 팀에 속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은 우리 문화가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최고의 기량으로 멋진 경쟁을 펼치는 팀을 지향하는 한편, 동료들과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서로를 돌본다.

가족이 아니라 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족 같은 회사"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생긴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가족이 아니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많은 거로 생각한다. 예전에 "머니볼"이나 "스토브리그" 같은 것을 보면서 팀을 구성하기 위해 성과와 역량을 기준으로 어떤 면에서는 아주 냉정하게 팀원 교체하는 것을 보고 회사의 팀에도 꽤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프로스포츠와 회사는 다른 부분이 있고 성과라는 것도 비교가 쉽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참고할 부분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니저들이 나름대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고안한 것이 바로 '키퍼 테스트'다.
팀원 중 한 사람이 내일 그만두겠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설득하겠는가, 아니면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직서를 수리하겠는가?
후자라면 지금 당장 그에게 퇴직금을 주고 스타 플레이어를 찾아라. 어떻게 해서든지 지켜야 할 사람을 말이다.

두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넷플릭스에서는 두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첫째는 '즉각적인 키퍼 테스트(Keeper Test Prompt)'다.

Netflix는 실제로도 프로 스포츠팀과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 책 내용 대부분에 동의하지만, 이 부분은 나도 좀 물러서게 되었다. 일단 업계 최고 연봉을 줄 수 있다는 전제가 있고 해고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런 정책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참고로 나는 우리나라에서 해고의 자유로움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한국의 노동정책 하에서도 인재 밀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법을 또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키퍼 테스트도 저런 질문을 해봐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내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물론 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빠르게 판단해야겠지만 최고가 아니면 내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건 많이 망설여진다. 여기서 "즉각적인 키퍼 테스트"라는 것은 직원들이 언제든 잘릴까 봐 두려움을 가지는 것을 맞기 위해 자기 매니저에게 날 잡을 건지 내보낼 것인지를 바로 물어보는 것을 의미하고 매니저는 여기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한다. 그래서 나중에 해고당하면서 놀라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불안하면 자신의 상황을 확인해서 두려움을 해소하는 장치로 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람 면전에서 할 수 있는 말만 하라.

우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이지, 그들을 정해진 평가의 틀에 넣어 분류하려는 게 아니다.

리더들이 자신의 360도 서면 평가서를 팀원들과 공유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자신의 서툰 부분을 솔직하게 지적한 코멘트가 있으면, 더욱 공개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분명하고도 실질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전혀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된다.

'~을 시작하세요' 같은 긍정 피드백과 '~은 중단하세요' 같은 개선을 조언하는 피드백은 25% 대 75% 정도가 적당하다. "당신은 대단해요"라든가 "당신과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워요" 같은 실속 없는 공치사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평가는 아직도 나에게 너무 어렵지만 여기서처럼 평가는 주객전도가 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성과를 내고 그에 맞는 보상을 하기 위한 평가인데 어느새 평가를 위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하게 되기 일쑤이다. 평가는 더 많이 고민해 봐야겠다.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리드하라(Lead With Context, Not Control).' 지금 넷플릭스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경구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방식은, 통제의 리더십이다. 상사는 팀에서 제시한 안건이나 조치나 결정을 승인하고 지시한다. 때로는 실무진의 업무를 직접 감독하여 할 일을 일러주고, 수시로 확인하면서 잘못되면 바로잡아 준다. 그런가 하면 간혹 직접적인 감독을 자제하고 실무진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절차는 여전히 통제한다.

리더십의 방향을 선택하기 전, 두 번째 던져야 할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1차 목표가 오류 방지인가, 혁신인가?'

높은 인재 밀도를 갖추고 오류 방지보다 혁신을 중시하는 것 외에, '느슨하게 결합된'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세 번째 조건이다.

느슨한 결합은 상사와 팀원이 맥락을 확실하게 공유할 때만 제 기능을 한다. 이처럼 맥락이 잘 조율된 상태에서는 각자가 조직 전반의 전략이나 임무를 뒷받침하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는 이런 만트라가 존재한다.
목표는 동일하게, 실행은 자율적으로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리드하라"라는 말은 아주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하던 생각을 아주 간결한 문장으로 잘 정리해 주어서 생각이 잘 정리되었다. 목표와 맥락을 모두가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게 되면 많은 부분에서 더 나아진다고 생각한다. 통제는 너무 쉬운 방법이라서 선택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부 세계를 무대로

시행착오를 겪은 넷플릭스의 리더들은 일본뿐 아니라 비교적 우회적인 표현 방법을 선호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에서 솔직한 문화를 제대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요령을 몇 가지 터득했다.
첫 번째 요령은, 직설적이지 않은 문화가 자리 잡은 나라에서는 문제를 다룰 때 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4A 피드백 지침은 다음과 같다.
- AIM TO ASSIST(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 ACTIONABLE(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 APPRECIATE(감사하라)
- ACCEPT OR DISCARD(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여기에 다섯 번째를 덧붙이자.
- ADAPT(각색하라): 함께 일하는 사람의 문화에 맞춰 전달하는 내용과 당신의 반응을 적절히 조절하라.

오늘 같은 정보 시대에 기업이나 팀은 더는 오류 예방이나 정확한 복제를 목표로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혁신의 속도 그리고 민첩성이다. 산업 시대의 목표는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처럼 창의적인 시대에는 변화를 극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무서운 위험은, 오류를 예방하거나 일관성을 잃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환경이 바뀔 때 신속하게 방향을 틀지 못하는 것이다.

4부에서는 Netflix가 미국 밖으로 나오면서 다양한 문화와 충돌하면서 배워나간 경험들이 나와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나와 있진 않지만, 미국에서 보기에는 꽤 비슷할 일본의 예시가 있어서 일본에 겹쳐서 생각해 보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미국 문화는 피드백을 더 냉정하게 해도 괜찮은 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러 국가에서 문화적 충돌을 겪으면서 컬처맵을 통해 각 국가의 문화를 비교하고 그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대응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문화를 잘 갖춰서인지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도 꽤 잘했다는 느낌이었다.

에필로그

10년 전 Netflix의 컬처 덱을 보았지만, 책으로 각 문화를 왜 했고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읽으니까 훨씬 이해하기가 쉽고 내 상황에서는 어떻게 비교해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수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서 쌓아 올린 Netflix의 시행착오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인 것 같고 나한테는 책도 쉽게 술술 읽혔다.

물론 수년 전 책이 나왔을 때 이 책을 여러 사람에게 권장하는 걸 봤는데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문화와 의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 책을 권했다는 게 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 각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이 자신에게 와닿는 게 일반적이라서 이 책을 읽으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현실을 그렇게 되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2024/05/06 00:25 2024/05/06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