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HTTP/1.1(RFC 2616)이 발행 되고 2015년 HTTP/2(RFC 7540)가 16년만에 발행되었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HTTP/2는 빠르게 업계에 도입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HTTP/2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작년 11월 QUIC이 HTTP/3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HTTP/2가 나올 때도 이미 QUIC이 존재했기에 아직 최종 명세가 안 나왔어도 QUIC을 기반으로 한 HTTP/3에는 어떤 기능이 있는지 궁금했다. QUIC의 이름은 들어봤으나 HTTP/2가 나오면서 크게 신경을 안 썼기 때문에 HTTP/3로 다시 들려온 QUIC이 궁금해졌다.
그러다가 이달 초 HTTP/3 explained를 보게 되었다. HTTP/3의 내용을 정리해서 ebook 형태로 무료 제공을 하고 있는데 내용이 많지도 않고 HTTP/3에 관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번역을 해보려고 시작했다. 마침 일본어, 프랑스어, 이탈리어 등으로는 번역이 되어 있지만, 한국어로는 번역이 되어 있지 않았다. 기여도 할 겸 HTTP/3는 자세히 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여서 번역을 시작했다.
혼자 조용히 하다가 귀찮아 지면 멈추려고 맘 편히 2월 7일에 시작했는데 구독자가 6천 명도 넘는 백기선 님이 유튜브에서 2월 7일 GitHub 사용에 대한 방송을 하다가 바로 내가 포크한 걸 보고 번역한다는 걸 눈치챘다. 이어서 내가 번역해서 올린 내용을 교정하면서 방송으로도 번역하셨다. 방송을 보고 오셨는지 jukkume님도 오셔서 번역을 리뷰해 주셨다.
번역을 하다 보면 의미를 이해하고 풀어쓰는 데 집중하다 보니 좀 어색한 번역이 나오기 마련이다. 다시 읽어보면서 문장을 고치기는 하지만 전문 번역도 아니라서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지는 않는 편이다. 이번에는 두 분이나 내가 번역한 것을 리뷰해 주시니까 빨리 마무리해야겠다는 압박과 한국어로 잘 안 풀어지는 것은 결국 리뷰해주시겠지 하는 편안함을 둘 다 가지고 번역을 했다. 내용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한 2주 정도의 시간에 모든 번역을 마무리하고 원 저장소에 머지했다.
이제 HTTP/3 explained에서 웹과 ebook 형식(PDF, Mobi, ePub)으로 한국어판을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약간 설명하면 HTTP/3를 구현하는 세부 구현에 관해서 설명한다기 보다는 QUIC이 HTTP/3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어떤 부분을 해결하고 있는지 왜 TCP가 아니라 UDP를 선택했는지 프로토콜에서 지원하는 기능은 무엇인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아직 최종 스펙이 나오지 않고 진행 중이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HTTP/3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거로 생각한다.
번역을 하다가 이 책을 쓴 Daniel Stenberg가 curl을 만든 사람이란 걸 알고 좀 깜짝 놀랐다. 이번 번역 PR이 머지되고 한국어 쪽을 담당하게 되어 저장소에 접근 권한을 얻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번역이 잘못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Pull Request를 보내주면 검토 후 머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 문서라서 이후 HTTP/3의 진행에 따라 책의 내용도 갱신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