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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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 어떻게 성과를 높일 것인가

이 책은 과거 Intel의 CEO였던 앤드류 그로브가 쓴 책이고 앤드류 그로브는 OKR의 창시자로도 알려져 있다. 같이 협업하는 리더들과 2월부터 같이 한주에 1장씩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도 워낙 유명한 책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책보다는 얘기 나누는 게 더 좋았고 각자의 생각을 듣고 맞춰볼 수 있었던 시간이 좋았다.

책 자체가 엄청 좋았냐 하면 이건 좀 애매한 것 같다. 보통 요즘 스타트업이나 IT 회사들에서 좋은 관리 방법이나 문화라고 얘기하는 것들이 어느 정도는 보편화되어 있고 이런 부분에 이해도도 있기 때문에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여전히 전통적인 회사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일 수 있어서 새로울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이 1983년 처음 나왔던 책이고 2판도 1995년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놀랍다. 지금으로부터 30년, 40년의 시간 차이가 있는 것인데 당시에 이런 생각은 아주 혁신적이었을 테고 앤드류 그로브의 이러한 시도 위에 업계가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지금 내가 익숙하다고 혹은 좋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자. 나는 이 책을 조직에서 숨겨진 존재인 중간관리자가 읽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책 초반에는 괜히 이 책을 골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별로였다. 인텔은 테크 회사이기도 하지만 제조업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내 환경에서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잘못 골랐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초반을 넘어가 보면서는 생각해 볼 지점이 꽤 많이 있었고 이러한 시도와 생각의 결과가 OKR까지 이어졌구나 싶었다.

이 책은 세 가지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첫 번째 아이디어는 '성과 지향의 관리'다. 인텔은 생산에서 사용되는 성과 지향의 원리와 방법을 관리자의 업무뿐만 아니라 조직의 다른 부문에도 적용하고 있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기업이든 정부기관이든 인간 활동의 대부분은 개인이 아니라 '팀'에 의해 수행된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문구로 꼽는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바로 '관리자의 성과는 그가 관리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조직의 성과다'라는 문장이다.
팀 구성원들 개개인이 최고의 성과를 발휘해야만 팀이 잘 운영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세 번째 아이디어다.

직원의 결과물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직원의 ‘동기를 높이는 것’과 그들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그것뿐이다.

어떻게 보면 뻔한 말 같으면서도 생각해 볼 지점은 많았다. 앞에서 말한 대로 지금은 이 책의 생각 위에 수십 년간의 경험이 쌓여있고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서 자세한 행동 지침 등은 다른 책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겠지만 그런 경험 위에서 이 책을 읽으니, 뭔가 근본적인 지점부터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기분도 들었다.

관리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고 실제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는 책들도 많지만 관리가 무엇인가를 좀 더 근본적으로 고민해 보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유형의 업무에 대해서 자동화는 레버리지를 향상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

노하우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회사에 기여하는 사람들(노하우 관리자) 역시 중간관리자로 봐야 한다. 조직 내에서 그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내 일과표에서 봤듯이, 관리자는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이자 정보의 원천이다. 관리자는 자신의 지식을 본인이 관리하는 구성원들에게, 그리고 자신이 영향을 미치는 관련 부서에 전달해야 한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서 관리자는 자신의 목적, 우선순위,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선호하는 바 등을 직원들과 반드시 소통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관리자가 그런 것들을 전달해줘야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관리자가 받아들일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알기 때문이다. 관리자는 자신의 목적과 선호하는 접근방식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성공적인 업무 위임의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조직문화를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필수요건이 되었다.

관리자는 이런 활동이 자신이 선호하는 행동을 타인에게 제안하는 것이지 지시나 명령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활동들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강하다. 이를 '넛지(nudge)'라고 부른다. 넛지를 통해 관리자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인과의 면담이나 팀 회의의 결과를 유도한다. 넛지는 관리자가 항상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관리 활동이고, 확고하고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사결정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든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롤모델이 된다면 상관없다.

모든 관리자들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눈에 띄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관리 생산성(managerial productivity), 즉 업무시간당 관리자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으로 향상될 수 있다.
1. 관리 활동의 실행속도를 높인다.
2. 관리 활동들 각각의 레버리지를 증가시킨다.
3. 레버리지가 낮은 관리 활동을 줄이고 레버리지가 높은 관리 활동을 늘린다.

'관리자의 간섭(managerial meddling)' 역시 부정적 레버리지다. 직원이 스스로 일하게 두지 않고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강요할 때 직원들은 이를 간섭이라고 받아들인다

관리자는 자신에게 익숙한 활동을 위임해야 할까, 아니면 그렇지 않은 활동을 위임해야 할까? 답을 하기 전에 위임하고 나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떠올려라. 절대 위임한 일에서 손을 뗄 수는 없다. 위임했다고 해도 그 일의 달성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위임한 업무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결과를 보장하는 유일하고 실질적인 방법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활동은 모니터링하기가 쉽기 때문에 관리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활동을 위임해야 한다.

회의는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수단(medium)이다. 이 말은 회의의 존재를 비난하고 거부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회의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보와 노하우 제공 목적의 회의는 지식이 공유되고 정보가 교환되는 '과정 지향 회의(process-oriented meeting)' 라고 부른다. 이런 회의는 정기적인 일정에 따라 열린다. 의사결정 목적의 회의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내리기 위한 '미션 지향 회의(mission-oriented meeting)'라고 부른다. 이 회의는 문제가 발생할 때 즉석에서 열리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세우지는 못한다.

인텔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대일 면담은 두 사람 간의 업무 관계를 유지시키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일대일 면담의 주요 목적은 상호 학습 및 정보 교환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원의 업무 성숙도에 따라 면담 횟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일대일 면담은 '부하직원 주도의 회의'이며 그가 설정한 의제와 기조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부하직원이 자신의 문제를 말할까? 내가 경험으로 체득한 원칙은 이렇다. "질문을 하나 더 하라!" 부하직원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했다고 생각되더라도 상사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한다. 상사는 자신과 부하직원이 문제의 밑바닥까지 모두 다뤘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부하직원에게 계속 질문을 던짐으로써 사고의 흐름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지금의 베테랑 관리자는 한때는 뛰어난 엔지니어였다 할지라도 더 이상 회사에 입사할 때와 같은 기술 전문가는 아니다. 관리자들은 매일 조금씩 '구식'이 되어간다. 인텔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조직 관리에 있어 모든 이슈에 대해 모든 사람의 동의를 항상 얻어내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결정하고 실천하기로 한 사항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정에 대해 지지한다는 약속을 모든 사람에게 이끌어내는 것이 관리자가 할 수 있는 일이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결국 두 가지 경우 모두 사람들이 자신의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것이 관리자가 옳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

관리자는 말하고 싶은 아이디어나 사실이 있을 때, 적절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을 때, 의사결정 과정이 예전보다 못할 때마다 매번 스스로를 각성시켜야 한다.

회의 초반의 상황을 지배하곤 하는 피상적인 의견들보다는 실제적인 이슈를 충분히 살피고 고려했는지 확인하라. 하지만 모든 것을 이미 살폈고 이슈의 모든 측면이 제기됐다는 생각이 든다면 의견일치를 밀어붙여야 한다.
그리고 의견일치에 실패한다 해도 필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약 의사결정 과정이 이 시점까지 올바르게 진행됐다면 상급 관리자는 토론 과정에서 나온 모든 의견, 사실, 판단을 충분히 참작함으로써 포지션 기반의 힘을 배제하고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의사결정을 내릴 단계에 다다랐지만 아직 의견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상급자가 포지션 기반의 힘과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뜻이다.

의사결정에 일관된 방법을 채용하는 것은 단순히 의사결정 자체를 신속히 내리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는 일에 엄청난 에너지와 감정을 투여한다. 그런데 승인 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사람이 나중에 가서야 그 결정을 접하게 될 수도 있다. 만약 그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는 이제 와서 뒷북을 울리는,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자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는 오랫동안 해당 이슈에 골몰했던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말 것이다.

나는 일명 '그로브의 법칙'이라는 원리를 제안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일반적인 비즈니스 목적을 지닌 모든 거대 조직들은 하이브리드 조직의 형태로 수렴된다'다

어떤 사람이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오직 두 가지뿐이다. 그 일을 할 수 없거나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즉 능력이 없거나 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관리자는 자신을 실제보다 더 의사소통을 잘하고 업무 위임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직원보다 자신이 훨씬 낫다고 여기는 것은 물론이고).

2023/05/28 20:06 2023/05/28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