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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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펀딩(popfunding)을 참가해 보고 나서.....

얼마전에 KIVA에 참여했던 것에 대해서 포스딩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KIVA의 한국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팝펀딩(popfunding)에 참여를 했습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이란...
팝펀딩은 KIVA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finance) 2.0 서비스라고 할 수 있으며 팝펀딩은 그라민뱅크크라우드소싱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iva에 대해 얘기할때 그라민 뱅크에 대해서는 간략히 설명했고 여기서는 동영상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이 영상을 보시면 그라민뱅크의 시스템과 마인드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이 그라민 뱅크를 통해서 마이크로 크레딧(소액대출)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게 되고 이것의 웹서비스판이 Kiva와 팝펀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파이낸싱의 큰 의미는 사회제도때문에 의욕은 있지만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가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나 가난한 사람들은 다 똑같겠지만 머나먼 해외의 사람들을 돕는 것도 가치있지만 국내의 그런 분들을 돕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주위의 이웃도 도울 수 있고 또 국내 웹서비스에도 힘을 실어준다는 생각에 팝펀딩에도 참여를 했습니다.



팝펀딩이란...
첫인상은 상당히 어렵다였습니다. Kiva는 영어라서 사실 대부분의 내용은 대충 이해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Kiva에 대해서 팝펀딩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가이드를 상당히 정독해야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크게 "투자하기"와 "학자금 후원"이 있습니다.(빌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투자하기가 일반적인 소액대출의 형태인 사람들이 대출요청을 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돈을 대출해주는 형태이고 학자금 대출은 이자율없이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빌려주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그라민 뱅크와 Kiva와는 다르게 투자라는 개념을 상당히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소액투자자들이 보여서 투자를 하고 대출해준 금액의 이자까지 상환받게 되어 투자자는 이익을 얻고 대출자들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는 win-win형태입니다. 이러한 모델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Kiva나 그라민뱅크의 개념으로 접근한 저에게는 약간 당황스럽게 느껴졌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기 보다는 투자라는 개념은 너무 앞에 내세워서 오히려 거부감이나 조심스러움이 생기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자하기의 방식은 대출자가 빌리고자 하는 금액과 사연을 적어 경매에 등록하면 사람들이 자신이 받고자 하는 이율을 적어서 경매에 참여하게 됩니다. 최대 30%까지 이율을 적을 수 있고 전체금액이 다 채워지면 경매가 낙찰되게 되고 자신이 적은 이율로 대출금을 상환받게 되는 구조가 제가 이해한 구조입니다. 사실 크게 부족함없이 자란 입장에서 30%라는 것이 잘 감이 오지 않았고 돈을 굴리는 입장에서 30%의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이익이라고 할 수 있어서 "이걸 빌릴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많은 사연들을 차차 읽어보니 여러가지 이유에서 금융권에는 돈을 빌릴수 없는 처지이고 사금융은 5-60%정도의 이율이다보니 대출자 입장에서는 팝펀딩이 매력이 있는 것이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사연들을 보아하니 사소한 일에도 신용등급은 쉽게 하락하게 되고 사금융에 한번 손을 대면 금융권에서는 돈을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계속 사금융의 고리를 끊을 수 없게 되는것 같더군요.)



팝펀딩에 대한 인상
팝펀딩은 아직 가야할 길이 많게 느껴집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웹2.0 서비스가 겪고 있는 참여자 부족을 그대로 겪고 있습니다. 다른 웹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아이템이 괜찮더라도 사용상의 불편함이 없으려면 일정수준이상의 인원수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틀넷을 예로 든다면 사용자가 배틀넷에 들어가서 너무 많이 기다리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는 정도... 여기서는 대출자가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투자자가 참여해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정도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사용자수가 갖추어져야 그 뒤에 성장할 수 있는 폭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팝펀딩도 서비스모델은 상당히 괜찮지만 이것이 부족합니다.

한 2주정도 구경한 입장에서는 2-3일정도에 4-5건정도의 대출요청이 올라오는것 같고 한번에 4-50건 정도의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 한두건 정도만 성사되는 것 같습니다.(통계는 아니고 그냥 구경해봤을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정도의 건수는 계속되는 선순환 구조가 어렵게 만듭니다. 그리고 사연이 꽤 괜찮아 보이는데도 저조한 경매는 저조하고 활발한 경매는 금액의 140%까지도 올라가 버립니다. 이런 점은 사연자체보다는 일정수준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하게 되자 더 안전하다고 느껴서 너도나도 참여하게 되고 저조한 경매에는 아직 투자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투자의 의미가 너무 강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투자라고 생각하니까 왠지 몸을 더 사리게 되고 이율에 집착하게 되는데다가(메인에서는 이익률을 순위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서 대출자에게는 상당히 많은 서류를 요구하고 있고 그 서류의 증빙여부가 회원정보에 함께 표시가 되기 때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자연히 이런 부분을 비교할 수밖에 없고 서류증빙이 부족하면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투자를  사실 저같은 경우에는 기부와 비슷한 개념으로 kiva와 팝펀딩을 참여하고 있고 그냥 도와주고 싶을 뿐인데 경매가 성사되지 않아서 쉽지 않습니다. 이런 팝펀딩의 의도는 그라민뱅크와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라민뱅크의 크라우드소스 버전이라고 하기도 좀 어렵지 않은가하는 생각도 하게됩니다. 게시판등을 보아도 투자와 대손에 대해서 신경쓰는 내용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대출자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어필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다른 대출요청자들과 경쟁하는 느낌이 강하고 그중 몇몇에는 과도하게 투자자가 몰리는 것으로 보아 투자자는 어느정도 있어보이지만 어디에 돈을 빌려줄지를 계속 찾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학자금 대출은 더 합니다. 학자금대출은 사실상 금액도 상당히 큰데다가 84개월정도의 무이자이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며 사실 대형벤더의 서비스도 아닌데 84개월뒤에 몇만원을 기억했다가 받을 생각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보이기 때문에 거의 대출보다는 기부나 마찬가지로 느껴집니다. 이런 점 때문인지 투자와 비교되어서 그런지 학자금 쪽에는 빌려주는 사람의 참여가 더 저조합니다. 어느정도는 젊은분들을 위해서 빌려주고 싶지만 짧은 기간동안 보았음에도 도저히 경매가 낙찰될 걸로 생각되지 않기에 참여하기도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I hope....     62/365
Image by SashaW via Flickr

이렇게 경매 낙찰율이 저조하니까 투자자에게도 상당히 피곤한 일이 되어버립니다. 해외의 잘 된 모델중의 하나인 Kiva와 절대적인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사실상 Kiva는 한달에 한두번 들어가서 빌려드릴분 찾고 빌려주면 끝인데 현재 팝펀딩의 상황은 빌려드릴 분 찾아서 경매에 참여하고 경매끝날때쯤 가서 다시 경매 결과를 확인하고 경매가 낙찰되지 않으면(대부분은 참가자부족으로 경매가 종료됩니다.) 또 다른 분을 찾아서 경매에 참여해야 하고 이게 계속 반복되어야 할듯 합니다.(아직 한번밖에 안해봐서....) 이는 수익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면 할만한 수고일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용돈 약간 아껴서 어려운 분들 도와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입장에서는 너무 수고로운 일입니다.




어쨌든 서비스모델자체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해서 팝펀딩을 좀 알리려는 마음도 있습니다. 팝펀딩을 약간 써보면서 느낀 것은 30%의 이율에도 생각보다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고 현재 50만원, 100만원이 현재 없어서 방을 빼줘야 한다거나 빠져나오지 못할 사금융에 발을 들여놓을 수 밖에 없는 등의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절박한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물론 그중에는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당연히 있겠지만요.) 계속 경매를 올리는 분들을 생각하면 경매가 정상종료되기를 바라지만 아직은 투자자가 많이 부족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2010/03/04 03:29 2010/03/04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