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구식인 내가 미래지향적 회사에서 배운 바를 공유하려고 한다. 둘째, 뛰어난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 팀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다. 나는 오토매틱 안에서 내가 배운 것, 내가 사랑한 것, 나를 미치게 한 것들을 밥벌이에 바쁜 세상의 모든 사람과 공유할 것이다.
이 책은 블로그 플랫폼인 WordPress를 만든 Automattic의 문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Automattic은 WordPress를 만든 매트 뮬렌웨그가 만든 회사로 전 직원이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Automattic의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처음 팀 체제가 도입되던 시기에 스콧 버쿤이 팀장으로 합류하면서 Automattic의 문화와 관련해서 1년 동안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그 과정을 정리한 글이다. 최근에 원격근무에 관심도 커져서 Automattic을 원격 근무를 어떻게 접근하고 협업하는지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관리라는 낱말에 따옴표를 붙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오토매틱은 전통적 의미에서 보자면 직원들을 전혀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토매틱은 초기에는 위계 구조가 전혀 없는 수평 조직으로, 직원들 모두가 창립자인 매트 뮬렌웨그에게 직접 업무를 보고했다. 그들은 당시 오십 명이던 직원들을 열 개 팀으로 나누고 각 팀에 팀장을 하나씩 두었다. 창업 이래 처음으로 생긴 서열이었다.
뮬렌웨그와 프로젝트 공여자들을 면담하면서 그들의 핵심 철학을 아래 세 가지로 정리했다.
- 투명성. 워드프레스 커뮤니티 안에서 논의된 내용, 결정된 사안, 내부적으로 있었던 논쟁 등을 모두 공개했고 숨기는 것이 거의 없었다. 커뮤니티 안에서 당당하게 밝히지 못할 의견이라면 누구든 확신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 능력주의. 프로젝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나은 기여를 하는 사람을 존중했다. 권위는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 연속성. 워드프레스가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뮬렌웨그는 절대 잊지 않았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영원히 중단되지 않기를 바랐다.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채택했다는 뜻은 설령 매트가 악당으로 돌변해 워드프레스를 파괴하려고 도모해도 또 다른 사람이 소프트웨어를 분기시켜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
두 사람은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조직 체계는 물론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그 기량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피하고 싶어 했다.
요즘은 해외 회사 중에는 원격 근무를 하는 회사가 꽤 있지만 그런데도 오토매틱의 문화는 상당히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뮬렌웨그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오픈소스로 시작했기 때문인지 워드프레스가 만들어진 시기를 생각하면 원격 근무를 시작한 것과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 모두 꽤 놀랍다. 내가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한데 질서가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각자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필요한 일을 처리하는 오픈소스식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오토매틱의 직원들이 이렇게 일하는 방식에 익숙하고 그안에서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소스는 우리 세대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사상 가운데 하나다.
회의에서 중요한 안건만 다룬다면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든, 얼굴을 맞대고 하든지 상관없다.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찾아보기 드문 것이 신뢰이기도 하다.
촘촘한 질서 대신 무질서를 허용한다.
종합 일정이라든가 총괄계획은 거의 없었고, 협업을 위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방법론도 없었다. 질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무질서와 불확실성의 장점을 이해하고 흡족해하는 구성원들은 자유를 누리며 스스로 기회를 찾는다. 또 개발 범위가 큰 경우에는 협력자를 찾아 필요에 따라 질서를 도입하면 된다. 팀 체제로 전환한 것은 이와 같은 협업을 좀 더 장려하기 위해서였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 지겠지만 회사이므로 어떤 목표나 방향도 필요하고 더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은 원격 근무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높아진 상태이지만 당연히 여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고 그 안에서 더 잘 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오토매틱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7가지 단계를 밟는다.
1. 문제를 선정한다. 워드프레스닷컴을 위한 요구사항 혹은 아이디어를 선정한다.
2. 출시 공고문을 작성하고 지원 페이지를 만든다. 대부분 기능은 워드프레스닷컴에서 가동 준비를 마치고 세상에 출시된다.
3.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선정한다. 워드프레스닷컴은 실시간 서비스이므로 사용자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배워야 한다.
4. 작업에 들어간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하고 개발자들은 프로그램을 짠다. 주기적으로 출시 공고문을 확인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목표를 상기시킨다. 비전을 명확하게 그릴수록 공고문을 정확하게 작성할 수 있다.
5. 출시한다. 설정한 요구사항이 충족되었으면 신규 기능을 출시한다.
6. 배운다. 실행과 동시에 작업을 했던 사람들이 시간 단위로 데이터를 즉각 수집하고 논의한다.
7. 반복 개발한다.
뮬렌웨그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도태시키고 성과를 우선시하는 문화를 장려하는 데 탁월했다. 그는 방대한 독서를 통해 존경받는 인사들이 어떻게 하는지 그 방법론을 연구했지만, 항상 더 단순한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슈나이더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기술한 바 있다.
1.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라.
2. 우선순위를 올바로 설정하라.
3.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라.
4. (창작자들을) 발행하지 마라.
이 책은 에세이처럼 읽기 편하게 작성되어 있다. 스콧 버쿤이 회사에 입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워크숍을 진행했던 과정을 일기처럼 작성되어 있다. 원격근무나 오토매틱의 문화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스콧 버쿤이 오토매틱에 적응하고 팀과 협업하면서 고민했던 부분들, 진행했던 일들이 죽 적혀 있어서 오토매틱에서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엿보듯이 글을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원격 근무는 기존의 업무 방식보다 좋고 나쁨보다 완전히 다른 형태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원격으로 일을 할 때 사람들과 협업하는 방식, 신뢰하는 방식, 고민의 내용 등이 완전히 다른데 원격 근무가 잘 정착된 회사에서 이런 부분을 엿볼 수 있다.
원격 근무는 단지 육체가 자유롭다는 것뿐, 원격 근무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더 많은 자율성이 부여된 만큼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습관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간 이유 중의 하나는 원격 근무제에서는 동료들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들이 프로젝트를 망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동의한다면 너무 많은 안전장치는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안전장치 대신에 직원들을 신뢰하고 서비스를 빨리 배포하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오토매틱인들은 프로젝트가 아무리 커도 작은 단위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분위기였고,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태도라면 원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일 자체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끝내 극복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다. 회사 내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당신을 찾는지, 또 당신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을 비교해 봄으로써 당신의 조직이 융화되고 있는지 감지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잣대가 없다.
원격 근무제에서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능동성을 발휘해야 한다. 시공간이 체계적으로 짜인 전통적인 사무실이 몸에 맞는 인재들은 원격 근무를 통해 얻는 자유를 버겁게 여기기도 한다.
P2 테마는 구조적으로 이메일과는 정반대 입장에 있다.
- 발신자가 아니라 독자가 무엇을 읽을지 선택한다.
- 독자가 얼마나 자주, 또 어떤 형태로 글을 읽을지 선택한다.
- P2는 블로그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훑어보기가 쉽고, URL로 참조하기 쉽고, 모든 직원이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검색할 수 있고 다른 읽기 도구에서도 쉽게 열어볼 수 있다.
꽤 오래전에 추천을 받았지만 안 읽고 있다가 이번에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흥미로운 제목 만큼이나...
뮬렌웨그는 이 같은 관습을 따르지 않았고, 그런데도 성공했다. 뮬렌웨그는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신념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생각하고(너무 오래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결단하고, 경험하면서 교훈을 얻고, 또 이 과정을 반복하는 오토매틱의 기업문화로 이어졌다. 그는 몇 주씩 같은 문제를 논의하고 정교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골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뮬렌웨그는 실험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는 편이 더 좋았다. 또 그는 통합적 사고에 남다른 능력이 있다. 그는 실패로 돌아갈 실험이 많을 것을 알면서도 실험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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