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공개SW 페스티벌 2023에서 "오픈소스에 기여할 때 알면 좋을 개발 프로세스"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공개SW 페스티벌은 3년전인 2020년에도 "오픈소스 뒤에 메인테이너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었다.
이번에 발표 요청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올해는 회사 일도 바빴고(핑계지만...) 집에 와서는 좀 쉬기 바빴던 한해라서 오픈소스 활동도, 사이드 프로젝트도 거의 못 했기 때문에 발표할 주제가 마땅치 않았고 이전에 발표한 주제를 또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김태곤 님한테도 연락받고 오랜만에 보는 분들도 꽤 오시는 것 같아서 사람들도 볼 겸 발표를 먼저 수락했다.(이후 이날 팀 회의가 있는 날일걸 깨달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발표 수락을 하고 난 바로 미국으로 날아갔다. 시차 적응도 하고 이것저것 하느라고 정신없이 보내다가 발표 제목을 내야 하는 날이 임박해서야 고민을 시작했다.
정확히는 몰랐지만, 참석자는 오픈소스를 잘 모르는 초심자들이 많을 것 같았기에 쉬운 주제로 해야 할 것 같았고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프로세스 생각이 났다. CI나 CLA처럼 사소하고 별거 아닌 내용이긴 하지만 또 전혀 모르면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프로세스를 정리해서 한번 설명하면 가볍게 들으면서 한번 듣고 나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할 내용을 몇 가지 정리해 보니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제를 요약해서 보냈다.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는 역시 어려웠다. 항상 그렇듯이 발표 스토리가 꽤 잡혀있지 않으면 만들면서 스토리 라인 잡느라고 고생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그리고 사실 내용이 너무 쉬운 내용이라 이걸 발표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을 장표 한 장 만들 때마다 생각했다. 그래도 정리하다 보니 발표 분량은 나왔고 현장에서 발표했는데 이번엔 연습을 많이는 못 해서 말을 좀 절었던 것 같다.
전체 사람들의 느낌은 모르지만, 발표 끝나고 발표 잘 들었다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래도 몇몇 분에게는 도움이 되었구나 하고 안심했다.
이번에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마지막 세션이라 다른 발표자분들처럼 끝나고 질문 시간이 따로 없어서 질문이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다 끝나고 가려고 하는데 두 분이 와서 질문을 했다. 처음에는 회사에 대한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서 나도 편하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정부에서 한 행사에서 수상한(공개 SW 페스티벌은 한 해 동안 정부에서 시행한 오픈소스 사업의 시상식도 포함하고 있는데 어디서 수상했는지는 정확히 찾기가 어려웠다..) Haetae - Your Smart Incremental Tasks라는 프로젝트였는데 의존성을 추적해서 영향받는 파일의 테스트만 돌리는 등의 작업을 해주는 증분 태스크 러너였다.
코엑스에 서서 1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었는데 설명을 듣다 보니 결국 노트북도 꺼내서 설명을 듣게 되었고 가볍게 만들기 시작한 게 아니라 Bazel부터 빌드도구나 태스크 도구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긴 준비 끝에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써보진 않았지만, 퀄리티도 꽤 좋아 보여서 정식 릴리스가 기대되는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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