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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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F8 2019 후기 #1

4월 말에 Facebook F8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갔다 왔는데 미루고 미루다 한 달이 지난 이제야 후기를 작성한다. ㅎㅎ

페이스북에서 각 지역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만든 Developer Circles가 있고 Developer Circle:Seoul은 재작년인가? 생겼던 것 같다. 그냥 가입만 되어 있는 정도였는데 지난 2월 페이스북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F8 2019과 F8 해커톤 신청 안내가 올라왔다.

Facebook F8은 2007년부터 시작되었는데 다른 콘퍼런스보다 덜 유명하긴 하지만 Google에 Google I/O가 있고 Apple에 WWDC가 있다면 페이스북에는 F8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Open graph나 게임플랫폼 등을 발표할 때까지는 챙겨보고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하는 건 알았지만 자세히 보진 않았었다. 주 내용일 VR 등으로 바뀐 이유 때문이기도 하고...

작년 말에 샌프란시스코를 갔다 왔기에 계획에는 없었고 해커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해커톤 참가자에게는 항공권과 호텔을 제공한다길래 그냥 신청했다. 신청서는 관심 분야와 현재 페이스북에 등록한 앱, 사용하는 API 등을 적게 되어있었는데 수년 전에 쓴 것 외에는 따로 등록해서 사용하는 게 없어서 신청하면서도 기대를 안 하고 있었다.

페이스북한테 받은 초대 메일

그리고 잊고 있던 3월 갑자기 페이스북에서 초대 메일이 왔다.(페이스북은 Amazon SES를 쓰는군) 추첨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됐다. 놀랍게도 정말 티켓을 제공하고 호텔과 비행기를 모두 제공해 주었다. 통 큰 페이스북은 4박 5일의 호텔을 제공해 주었고 이후 비행기를 예매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링크가 날라와서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호텔과 비행기 모두 콘퍼런스 일정(해커톤 2일, F8 콘퍼런스 2일)이 포함되기만 하면 일정은 내가 맘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마친 퇴사도 고민하고 있을 때라 그냥 퇴사하고 맘 편히 가자는 생각으로 퇴사를 하고 리프레시도 할 겸 일주일 정도 미리 가는 일정을 잡았다. 그래도 며칠이라도 먼저 가면 귀가 약간 뚫려서 영어가 좀 더 잘 들려서...

샌프란시스코 시내

F8이 열린 곳은 산호세에 있는 McEnery Convertion Center였는데 여러 번 샌프란시스코를 와봤지만, 산호세 아래쪽까지 내려가 본 것은 처음이었다. 산호세에서는 별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콘퍼런스전 일주일은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숙소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은 숙박비가 너무 비싸서 작년에 갔을 때는 캡슐 호텔을 이용했는데 이번에도 이용하려고 찾아보니 그사이에 뭔 일이 있었는지 몇 달 사이에 없어졌다. ㅠ 비슷하게 싼 숙소를 찾으려다 보니 다인실밖에 없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유니온스퀘어 근처 개인실이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산호세 갔을 때는 어차피 좋은 호텔에서 묵을 테니 싼 곳에서 버티려다가 여행비도 많이 아꼈으니 그냥 잡았다. 가격대비 엄청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위치가 좋아서 맘에 들었다.

이동진님과 모각코

일주일 먼저 갔지만 퇴사하고 리프레시도 하고 요즘 개인 사정으로 코딩이나 공부도 별로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일정은 없고 그냥 카페나 WeWork에서 코딩하고 쉬면서 보낼 계획이었다. 내가 갔을 때 마침 Kafka에도 많이 기여를 하고 계신 이동진님이 샌프란시스코에 와 계셔서 만났다. 만나서 딱히 뭘 한 건 아니고 Peets랑 Starbucks를 가서 각자 코딩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에는 카프카 좀 알려달라고 해봐야겠다.

작년에 공사 중이라 못 가봤던 Amazon Go도 들렸다. Amazon Go는 계산대가 없이 앱을 설치하고 들어가면서 바코드를 찍고 들어간 뒤에 물건을 집어서 들고나오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곳이다. 일부러 물건을 들었다 놨다 했지만 계산은 매번 정확히 되었다. 처음 나올 때는 마치 물건을 그냥 들고나오는 기분이 들어서 이상한 기분이었지만 몇 번 이용하다 보니 계산하는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서 무척 편했다. 계산 방식은 모르겠는데 2번 정도는 10분 이내에 영수증이 날라왔지만 밤 9시가 넘어서 이용했을 때는 30분이나 지나서 영수증이 와서 자동화가 아니라 사람이 CCTV로 보고 계산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내가 방문했던 WeWork 지점

이전 회사를 퇴사하면서 WeWork 카드는 좀 더 이용하기로 얘기를 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낮에는 WeWork에서 코딩이나 글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도보로 10 ~ 20 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꽤 많은 WeWork 지점이 있었기에 매일 다른 곳을 방문해서 구경했다. 995 Market St, 156 2nd St, Two Embarcadero Center, Golden Gate Theatre 네 곳의 WeWork을 이용했는데 이용 편의성은 다 비슷했고 매번 다른 환경에 작업하니까 꽤 좋았다. 참고로 WeWork 카드가 있으면 회사가 있는 지점 외에 지점도 앱에서 예약하면 9 ~ 6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사무실에 부여된 크레딧 중 1 크레딧을 사용한다.(1 크레딧은 그리 크지 않다.) 물론 이번에 이용한 것처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 있는 WeWork 지점이든 다 이용할 수 있다.(내가 알기로는 주말에는 타 지점을 이용할 수 없다.)

샌프란시크로에 가서 코딩을 많이 해봤는데 처음에는 카페를 주로 이용했는데 카페는 자리 비우기도 힘들고 홈리스들도 은근히 많이 들어와서 신경이 꽤 많이 쓰이는 편이었다. 그래서 좀 조용한 곳이나 홈리스들 많지 않은 위치의 카페를 보통 이용했는데 국내에서도 신경 쓰이는데 미국에서는 특히 화장실을 가거나 할 때 너무 신경이 쓰였다. 몇 년 전부터는 Workshop Cafe를 주로 이용했는데(샌프란시스코 시내에 2개 지점이 있다.) 피시방 쓰듯이 시간당 비용을 내고 쓸 수 있는데 돈 낸 사람만 들어 올 수 있으므로 쾌적하고 콘센트도 자리마다 다 있어서 편했다. 미국 전화번호만 있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편하고 자리에 앉은 채로 음료나 메뉴도 시켜 먹을 수 있어서 들어가면 종일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 이용한 WeWork은 Workshop Cafe보다도 더 통제된 환경이었기 때문에 이용하기가 훨씬 편했고 대부분 나와 비슷한 목적으로 와있으므로 맥북을 자리에 두고도 많이 왔다 갔다 했다. 지점에 따라 카드키 확인 없이 들어간 곳도 있긴 한데 대부분은 카드가 없으면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 다만 음료와 맥주는 있지만, 음식은 없으므로 점심에 나갔다 와야 하는 건 불편했지만, 시간 여유가 많았기 때문에 괜찮았다. 앞으로 미국 올 때 작업할 시간이 꽤 있으면 WeWork 카드를 알아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man Meetup - API Network

Postman 사무실

예전에 올 때보다 재미난 세미나가 줄었다는 느낌이 있는데 Postman에서 API Network 관련 밋업을 하기에 회사 구경도 할 겸 갔다 왔다. Postman이 인기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사실 난 Paw라는 상용 프로그램을 쓰고 있어서 Postman은 많이 써본 적은 없다. Postman에서 API 문서를 만들어서 공유할 수 있는 API Network에 대한 설명으로 이를 이용하는 다른 회사에서 그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는데 "Postman 이렇게 좋아졌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깜짝 놀랐다.

Open API 일 때 더 빛을 발할 것 같지만 문서를 만들어서 공유하면 사용자들이 바로 가져다가 테스트할 수 있는 부분과 Reqeust Hook인가 하는 기능으로 키설정이 잘못되거나 변수를 잘못 지정하면 요청을 보내기 전에 사용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오류를 보여주는 기능은 유용해 보였다. 사용자도 실수를 쉽게 수정할 수 있고 서버로서도 불필요한 요청을 받지 않아도 된다.

Paypal Sr. Mobile PM talks about learning from user feedback at scale

이건 내용을 좀 잘못 기대하고 간 것이긴 한데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다. 기술 내용이라기보다는 PM 관점의 내용이었던 것 같고(아마도...) 도착했을 때 이미 참가자의 분위기를 보고 잘못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GitHub Universe에서 처음 보고 한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LaunchDarkly에서 기능 릴리스를 피처 플래그로 하는 관점은 꽤 재미있게 들었다.

Heroku에서 열린 밋업

밋업은 Salesforce Tower에서 열렸는데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많이 돌아다녀 봤어도 이쪽 근처는 별로 와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Salesforce Tower 근처에 있는 대부분 건물은 다 Salesforce 사무실이 들어가 있어서 한 블록 자체를 다 Salesforce가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Salesforce의 이름은 많이 들어도 국내에서는 써보지 못해서 느낌을 잘 모르겠는 회사 중 하나인데 규모에 꽤 놀라긴 했다. 그리고 밋업은 Heroku 사무실에서 열린 거였는데 이 Heroku 사무실이 Salesforce Tower 안에 있었다.(인수당했기 때문에...) 난 Heroku가 훨씬 더 좋은데 Heroku는 간판도 없어서 아쉬웠다.

Google 본사

많은 회사를 가봤어도 Google은 한 번도 방문을 못 했었는데 다른 회사와 달리 구글은 넓은 지역에 건물이 분산되어 있어서 안드로이드 동상 앞이라면 모를까 구글에 왔다 하는 느낌이 드는 곳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계획에는 없었는데 샌프란시스코 왔다고 트위터에서 떠들다 보니 몇 년 전 Scala 콘퍼런스를 국내에서 준비할 때 발표자로 모시려고 연락했던 분이 내 트위터를 보고 연락을 해 오셨다.(동의 얻은 게 아니라서 이름 밝히기는...) 그때는 국내에 계셨는데 개인적으로 연락하던 건 아니라서 Google 본사에 계신 줄은 모르고 있었고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보겠나 하는 생각과 Google은 한 번도 안 가봤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니베일까지 내려가서 점심을 얻어먹고 얘기를 나누다가 왔다.

구글 사무실 입구

구글 본사는 마운틴뷰 지역을 중심으로 있지만, 이분이 계시던 곳은 서니베일이라서 서니베일로 갔는데 이쪽은 구글 클라우드 쪽 사무실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Apache Beam 작업이 주 업무라고 하셨는데 오픈소스 개발자를 GitHub이나 콘퍼런스 등에서만 보다 보니 우리가 회사에서 부서에 배정받듯이 구글에 입사해서 배정받은 부서가 오픈소스라서 오픈소스를 풀타임으로 하는 많은 사람에 대한 얘기는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놀랐는데 생각해 보니 회사가 주도하는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리콘밸리의 개발 문화나 국내 오픈소스 보급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재미있게 나누고 왔다. 나중에 국내에 들어오시면 밋업이라도 준비해서 재밌는 얘기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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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8 04:20 2019/05/28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