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GitHub Universe 2024 참석기 #2: Day 2에서 이어진 글이다.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에 간 것은 GitHub Universe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지만 간 김에 일주일 정도 더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렀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일 가고 싶은 밋업이 열리는 곳이어서 가서 요즘 새로 주목받는 회사나 스타트업들에 대한 정보도 얻어오곤 했는데 코로나 이후엔 재택도 많아져서 온라인 밋업도 많아졌고 예전처럼 밋업이 많지 않다. 가기 전부터 meetup.com을 계속 찾아봤지만, AI 관련은 좀 보이는데 다른 밋업은 갈만한 게 눈에 띄지 않았다. GitHub Universe 2024와 TechCrunch Disrpt 2024가 일정이 겹쳐서 창업가들에 대한 모임들이 있긴 했지만, 일정이 겹쳐서 갈 수가 없었다.
작년부터도 Meetup.com에 많은 이벤트가 안 보여서 최근엔 좀 다른 플랫폼을 쓰는 걸까가 궁금했는데 여러 행사를 찾아보다가 luma를 알게 되었고 이곳에서 좀 더 많은 행사가 있었지만 결국 가진 않았다. AI를 잘 알진 못하는데 대부분 AI 행사기도 했고 이번에는 저녁부터 한국 시각에 맞춰서 풀타임을 일하고 낮에는 다른 내 일정에 사용하느라 저녁에 밋업에 가는 대신 그냥 숙소로 와서 일을 했다.
콘퍼런스라는 게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열리기 때문에 5년 전에는 GitHub Universe에 참석했다가 그 다음 주에 바로 KubeCon에 참석했어서 이번에도 기대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돌아오고 그 다음 주라서 KubeCon까지는 참석하지 못했다. 연속해서 붙어있어야 딱 좋은데 한주가 건너서 열려서 아쉬웠다. 딱 내가 샌프란시스코 오기 하루 전에 Next.js Conf가 알려고 귀국하는 날 SREDAY가 열려서 그나마 관심 있는 콘퍼런스는 일정이 안 맞았다.
또 몰랐는데, 가서 보니 10월 31일이 핼러윈이라서 다들 핼러윈 파티를 하러 가서 따로 밋업 같은 게 없었고 미국 대선도 있었다.(대선은 밋업에 영향 줄 것 같진 않지만...) 일주일을 보내고 주말에 서머타임이 끝나는 기간이라서 1시간이 미뤄졌는데 사실 모르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자동으로 시간이 인식되니까 바뀐다는 인식이 아예 없었다가 두 번째 주에는 저녁을 먹는데 어제는 7시 정도에 한국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상하게 이제는 저녁 한창 먹고 있는 6시에 출근하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다가 계산해 보니 서머 타임이 끝나있었다. 알고 있었으면 시간이 바뀌는 2~3시에 타이머 설정이랑 크론잡 잔뜩 띄워놓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테스트해 볼 기회였는데 아쉬웠다.
밋업을 안가니 너무 일정을 길게 잡고 왔나 싶긴 했는데, 가기 전에 혹시 샌프란시스코 계신 분들하고 티타임하거나 사무실에도 방문하고 싶다고 글을 올렸었는데 다행히 몇분이 연락을 주셔서 식사하면서 실리콘밸리 회사들 얘기도 듣고 알차게 보내고 왔다. 가서 얘기한 것들은 개인적인 것도 있고 해서 방문했던 사무실 위주로 정리를 해본다.
YouTube
서주영님은 한국에서 일하시다가 미국 본사로 이동하시기 전에 연락을 주셔서 만난 적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던 분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자주 가긴 하지만 거기 계신 분은 또 거기서 생활하시는 분이니 관광객인 나는 갈 때마다 연락드리기가 또 좀 민망하기도 해서 계속 연락드리진 않았는데 이번에 내가 왔다는 글을 보고 먼저 연락을 주셔서 만나게 되었다.
YouTube 오피스는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있는 San Bruno에 있어서 마운틴뷰까지 내려가지 않고 Bart를 타고 편하게 갔다. Tesla를 타고 오셔서 한국에서는 안 되는 FSD도 보여주셨는데 영상으로는 많이 봤지만 실제로 또 타보니까 더 신기했다. YouTube는 Google에 인수되기 전 원래 창업했던 사무실이 이 San Bruno에 있어서 지금도 You Tube 오피스는 이곳에 있다고 했다.
라운지에서 방문객 등록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 곳곳에 YouTube 로고가 있었다.
YouTube의 상징처럼 유명한 미끄럼틀. 위층에서 내려올 때 사람들이 종종 탄다고는 하는데 왠지 우리 사무실에 있어서 처음에만 몇 번 타고 잘 안 탈 것 같기는 하다. ㅋㅋ
사무실 분위기는 차분하고 좋아 보였다.
사무실 내에는 헬스장도 있어서 운동 좋아하는 우리 팀 사람들이 보면 좋아하겠다 싶었다. 마사지룸도 있는데 예약하면 마사지 받을 수 있다는데 아무래도 나도 거북목이 심하고 하다 보니 괜찮겠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빅테크 회사들에는 대부분 있는 업무용 액세서리를 받을 수 있는 자판기이다. 보통 음료 자판기처럼 안의 내용물이 보여서 선택해서 구매(구글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보통은 무료)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런 것도 꽤 발전했는지 큰 LCD가 달린 세련된 장비로 교체가 되었다. 해보진 않았지만, 보통은 키보드나 어댑터, 헤드폰, 젠더 같은 것들을 바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데 보통 업무하면서 이런 거 구하는 것도 시간 소비가 꽤 되어서 이런 자판기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YouTube 구내식당에서 서로 간의 안부도 묻고 서주영 님은 YouTube에서 9년째 일하고 있고 미국으로 넘어오신 지도 오래됐기에 여기의 일하는 방식이나 올해 많이 고민했던 엔지니어링 레벨과 매니징에 대한 질문도 많이 했다. 잘 모르는 YouTube 파트너 엔지니어링 얘기도 재미있었지만, 매니저를 오래 하셔서 매니징에 대한 조언이 나한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려고 하는데, 주차장에 사이버트럭이 있어서 한장 찍었다.(앞에 번호판이 없으니 남의 차 사진 찍기도 좀 편하네!) 종종 지나가는 차 보긴 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포스가 엄청나긴 하다.
Google San Francisco
이날은 Daniel Lee을 만나러 Google San Francisco 오피스에 갔다 왔다. Daniel Lee 님이 주말에도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San Francisco 여러 번 와도 한 번도 안 가본 Sunset 지역의 Ocean Beach도 갔다 오긴 했지만, 이번엔 오피스도 방문했다.
샌프란시스코 구글 오피스는 작년에 왔을 때도 방문하긴 했는데 이번에도 구글 사내 식당에서 밥을 먹고 Google Cloud Run과 Next.js 얘기도 재밌게 하고 왔다. 언제 가봐도 여기 오피스는 베이 브리지 앞에 있어서 풍경이 너무 좋다.
이날은 이동할 때 일부러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인 Waymo를 타고 갔다. 작년엔 베타테스트라서 못 타봤기에 이번엔 꼭 타봐야지 했는데 GitHub Universe에서 한번 타보고 이날은 vlog를 찍기 위해서 한 번 더 타봤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보면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다니고 정확하진 않지만, 느낌상 Uber보다는 약간 비싼 느낌이었고 전혀 무서운 느낌은 없었다.
NVIDIA
YouTube에 초대해 주신 서주영 님과 웹 얘기를 하다가 신병선님을 소개해 주셔서 신병선님 초대로 NVIDIA 오피스에 가게 되었다. 원래 몰랐던 분이고 처음 뵙는 분이라서 긴장도 하면서 아침에 일어났더니 NVIDIA가 시총 1위가 되었다는 뉴스가 있길래 시총 1위 한 회사를 가본다는 설렘도 가지고 방문했다.
NVIDIA 오피스가 산타클라라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Caltrain을 타고 Lawrence 역까지 갔다.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랜만에 탄 Caltrain 열차가 새로 바뀌어서 깨끗해지고 좌석도 편해져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면서 편하게 갔다 왔다.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여기까지 내려와 보는 것은 처음이라 Lawrence역에서 내려서 Nvidia까지 걸어갔는데 다운타운과는 다른 분위기라서 구경하면서 가다 보니 중간에 Qualcomm 오피스도 보였다.
한 시간 정도 걷다 보니까 NVIDIA의 새 오피스인 NVIDIA Endeavor와 NVIDIA Voyager가 보였다. 사진은 Endeavor이고 그 옆에 Voyager가 있다. 우주선 이름인 보이저와 엔데버의 이름을 딴 이름이라고 한다.
길하나 건너이긴 하지만 구 오피스라고 할 수 있는 NVIDIA Building A로 가서 입구에서 등록하고 방문객 스티커를 받았다. 여기서 핸드폰이 안 터져서 고생했는데 나중에 보니 가슴에 붙인 방문객 스티커에 WiFi 비밀번호가 적혀있었다. 메신저로 메시지가 안 가서 밖에 나가서 안테나 켜지는데 찾아다니고 그랬는데.. ㅎㅎ
인사드리고 같이 건물에 올라가서 바로 Voyager 쪽으로 넘어갔다. 통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보안카드를 또 찍지 않고도 바로 넘어갈 수 있어서 편했다.
식사 시간이라서 밥을 먹었는데 일식, 이탈리안 같은 종류별로 사진과 같은 식당이 4~5개 있고 원하는 메뉴를 골라서 받으면 된다. 식당은 Jensen Huang의 철학에 따라 밥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고 해서 각 식당에서 메뉴를 받아서 옆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음식을 찍고 직접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이 근처는 대부분 밥을 주는 줄 알았다가 초면에 밥까지 얻어먹게 되어서 죄송했다. 초밥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고 잘 나왔는데 인사드리고 하면서 정신없이 먹느라고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엄청 큰 건물이 한 공간처럼 다 뚫려있어서 개방감이 엄청났고 마치 공항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 사진에 보이는 곳이 회의실, 업무 공간, 라운지 같은 공간이 자연스럽게 다 섞여 있는 곳이다. 구경만 했는데도 개방감이 너무 좋아서 내가 사무실 안에 있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GPU에서 삼각형이 렌더링의 기본 단위이기 때문에 천장 등 다양한 곳에 이를 의미하는 삼각형 모양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저 대형 스크린이 있는 곳이 Jensen Huang이 전사 발표 등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앞에 간이 무대 같은 걸 설치하고 앞에 의자를 두고 진행하는 거 같은데 구조상 전사 발표를 할 때는 모이는 대부분의 난간이나 의자에 사람들이 서서 발표를 듣게 되는데 난 이게 아주 좋아 보였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전사 미팅 같은 건 필요하므로 전사원이 다 들어갈 수 있는 극장 같은 회의실을 만들기는 하는데 또 이런 공간이 평소에는 죽은 공간이 되기 쉬운 거 같은데 이렇게 디자인하니까 평소에는 다양한 회의실이나 미팅 테이블로 쓰면서 전사 미팅을 할 때는 거대한 미팅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 보였다.
곳곳에 있는 이런 공간이 업무 공간이다. NVIDIA는 자율근무제를 유지하고 있어서 대부분 자신의 자리가 있지만 실제로 사무실에 나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고 많은 테이블에 개인용 화이트보드가 있는 것도 좋아 보였다. 화이트보드 쓰면서 회의하는 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항상 회의실 찾아가거나 공용 화이트보드 이동시키거나 해야 해서 저장도 사이즈도 괜찮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도 있어서 저녁 5시가 넘으면 여기서 술도 준다고 한다. 처음 약속을 잡을 때 점심, 저녁 중 고르라고 하셨는데 저녁에 일해야 하고 저녁은 왠지 개인 시간을 뺏는 느낌이 더 커서 점심을 골랐는데 저녁에 왔으면 여기서 술도 한잔하게 됐을 거 같다. 아쉽지만 일해야 하니 어쩔 수 없고 낮에도 너무 잘 구경했다.
밖에도 앉아서 커피 마시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여기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원래 소개받을 때 웹 브라우저 개발을 하신다고 해서 사실 오면서 NVIDA에서 웹브라우저로 어떤 일을 할지 궁금해하면서 왔는데 GEFORCE NOW쪽에서 일하고 계셨다. GEFORCE NOW를 내가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사용자의 노트북이나 핸드폰에 있는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게임을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GEFORCE NOW 서비스를 잘 제공하기 위해서 당연히 웹브라우저 내부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직접 브라우저에 패치를 보내기도 하고 수정 제안을 하기도 하고 W3C에서 개최하는 TPAC(Technical Plenary and Advisory Committee meetings)에 참여해서 직접 표준 제안도 하시는 일도 하셔서 내가 브라우저 개발을 하진 않지만, 관심 있는 분야라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가기 전에 NDIVIA SWAG 샵에 들리기 위해서 Endeavor 건물로 왔다. 샵의 사진은 까먹고 찍지 못했는데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막 고르다 보니 사이즈 맞는 게 없는 건 못 샀는데도 꽤 많이 사버렸다. ㅎㅎㅎ 처음 뵈었는데도 너무 친절하게 투어도 시켜주시고 친근하게 얘기해주셔서 몇 시간 있는 동안 너무 편하고 재미있게 얘기하다가 왔다.
엄청 세련된 건물만 보다가 다시 구 오피스로 넘어왔는데 내가 일했던 공간도 아닌데 평온하고 정겨운 듯한 느낌이 들어서 구 오피스도 좋았다.
Intel Museum
NVIDIA 오피스 방문하려고 지도를 보다가 근처에 Intel Museum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기까지 내려올 일이 언제 있을지 몰라서 온 김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더니 신병선님이 Intel Museum까지 태워다 주셨다.
Intel 건물 입구 쪽에 박물관이 구성되어 있었다. 엄청 큰 박물관은 아니라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입구에는 Intel의 공동창업자인 Robert Noyce의 말이 새겨져 있었다. Intel SWAG 샵을 지나쳐가면 박물관에 들어갈 수 있는데 Intel 샵에서는 뭘 사진 않았다.
Intel의 역사를 다루는 곳이기에 창업 스토리부터 설명이 되어 있었다. Robert Noyce와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Gorden Moore, 그리고 초기에 합류해서 Intel을 이끈 Andrew Grove가 Intel을 설립하고 1968년에 마운틴뷰에서 찍은 사진이다. Andrew Grove는 이제는 OKR(Objective and Key Result)로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다.
인텔이 그동안 만들어온 프로세스의 역사와 그 프로세스의 구조 등이 설명되어 있고 아주 크진 않고 사진에 보이는 통로가 옆에 하나 더 있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하나 보면 또 재밌을 수 있는데 원래 박물관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적당히 구경하고 나왔다. 내 느낌으로는 규모 등을 생각했을 때 이걸 일부러 보러 갈 정도는 아니고 근처에 가면 한번 보는 건 좋을 것 같다.
Salesforce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다니다 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아서 항상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사진에서 꼭대기에 파란색으로 불이 켜진 건물로 Salesforce Tower인데 항상 보는 건물이지만 몇 년 전에 밋업이 Heroku 사무실에서 열려서 해당 공간에만 한번 가본 정도이다. 사실 Salesforce Tower 근처를 가면 대부분의 건물에 Salesforce 간판이 있어서 해당 지역 자체가 Salesforce 지역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사무실 방문하고 싶다니까 신나연님이 초대를 해주셔서 초면이지만 Saleforce Tower에 방문했다.
Salesforce Tower는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각 공간이 외곽에 있고 한 바퀴 돌면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로 모든 층이 똑같은 형태로 되어 있다.
각 층에는 당연히 간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라운지가 있다. 회의실이 가려져 있지 않고 투명하게 되어 있는 것도 특이하게 느껴졌다. PDLC 필름을 사용해서 회의할 때는 하얗게 가릴 수 있는 구조인지는 잘 모르겠다.
Salseforce도 자율 근무 형태로 자리도 고정석보다는 자유석 위주로 배치가 되어 있었고(각 팀의 공간은 어느 정도 있어 보였다..) 캐비넷은 3일 이상 출근하는 사람만 신청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참고로 Salesforce도 점심을 따로 주진 않다고 해서 '이 동네라고 모든 회사가 점심을 주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재택에서 회사 출근으로 돌리는 회사의 뉴스만 보다 보니 실리콘밸리도 대부분 사무실 출근으로 되돌리나 했는데 그런 회사만 뉴스에 나와서 그렇지 딱히 그렇지는 않다는 느낌도 받았다.
사무실 한구석에 있던 이 보드같이 생긴 건 스탠딩 데스크에서 서서 일할 때 이 위에 서서 다리 운동(?)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장비라고 하는데 항상 앉아만 있는 우리 같은 사무실에 꽤 괜찮은 장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Slack 얘기를 하다가 Slack이 근무하는 층에도 방문했다. 원래는 다른 오피스에 있었는데 코로나 시기에 해당 건물이 폐쇄되면서 Salesforce Tower로 들어왔다고 한다. Saleforce에 인수되긴 했지만, Slack은 Slack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유대감을 유지한다고 들었다.
고층에 있는 카페에도 왔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곳곳에 Saleforce의 각 서비스 등을 의미하는 캐릭터가 많이 있었는데 모든 캐릭터는 이름이 있고 이런 캐릭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미처 생각 못 했는데 콘퍼런스 갔을 때 Saleforce가 오면 항상 캐릭터가 있었던 기억이 나면서 '그런 문화 적 배경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만큼 뷰가 엄청났다. 정말 샌프란시스코가 어떻게 생겼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온 도시가 360도로 돌아가면서 한눈에 다 보였다. 작년에 인스타그램 오피스에서도 층이 높아서 뷰가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Saleforce Tower는 또 완전 느낌이 달랐다.
이런 캐릭터들이다. 신나연님이 세일스포스에 인턴으로 일하고 회사에 입사한 지 3개월 정도였기 때문에 회사의 다양한 문화와 업무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셨지만, 또 내가 전혀 몰랐던 실리콘밸리에서 신입이 입사하는 과정이나 분위기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신입의 연봉 수준에 대한 얘기도 듣고 요즘 가장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는 퀀트 트레이딩을 하는 Jane Street, Two Sigma, Citadel이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이런 회사는 나는 전혀 모르던 회사라서 흥미롭게 들었다. Salesforce는 400조 정도의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이지만 국내에서는 Salesforce가 인수한 회사들은 알아도 Saldeforce 회사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안 알려져 있고 나도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생각해 보면 Slack, Heroku, MuleSOft, Tableau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이렇게 걸출한 회사들을 인수하고도 잘 운영되는 문화가 궁금하기도 했다.(다음에 또 올 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ㅎㅎ)
에필로그
팬데믹 이후로 두 번째 방문하는 샌프란시스코였다. 작년에도 뉴스처럼 위험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작년보다 더 도시가 살아났다는 느낌이 들었다.(물론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건 여전하다.) 2주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렀는데 심심할까봐 걱정했지만, 꽤 알차게 재미난 시간이었다. 돌아올 때 SNS에도 글을 남겼지만, 로망 같은 도시라서 그런지 여기에 오면 여전히 설레고 많이 배우면서 에너지도 많이 받고 가게 되는 거 같다.
이번에는 항상 이용하고 싶던 에어프레미아를 타고 갔다 왔다. 티켓을 구매할 때 할인 기간이라서 정말 10년 전에 가던 가격으로 이코노미를 타고 갔다 왔다. 원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타고 싶었지만, 가격이 너무 싸서 어쩔 수가 없었다. 기존 이코노미보다 1인치가 넗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너무 그 1인치가 쾌적해서 프리미엄 이코노미만 파도 과연 얼마나 편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료를 물과 커피만 준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한번 타보고 나니 미리 음료 같은 건 가지고 타면 돼서 큰 문제가 안 되었다. 사진은 비행기에서 쓰기 딱 좋다고 생각해서 비전 프로로 디즈니 플러스를 보는 화면인데 좌석에 달린 스크린보다 훨씬 큰 화면으로 편한 자세로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
아무튼 올해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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