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지는 않았어도 개발자라면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에릭 레이먼드의 그 유명한 성당과 시장(The Cathedral and the Bazaar)입니다. doortts님의 포스팅 을 보다가 생각해 보니 단편적으로만 몇번을 보고 성당과 시장을 전체적으로 본적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짬짬이 왔다갔다 하면서 읽어보았습니다. 당연히(?) 원서를 읽은 것은 아니고 성당과 시장에 대한 번역전문 이 GNU Korea 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오픈소스의 철학을 얘기하고 있는 에릭 레이먼드의 대표적인 글이 성당과 시장이라는 글에 대해서 후에 책으로 출간이 되면서 "성당과 시장" 외에 "인지권의 개간"과 "마법의 솥"에 대한 글까지 포함되었습니다.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이젠 10년도 더 된 글이기는 하지만 역시 그 명성대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왜 이 글을 이제야 읽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인지권의 개간 부분은 현재 GNU Korea의 사이트에서는 그 내용이 소실되어 있는 상태이고 오픈소스프로젝트의 사이트에 인지권의 개간이 업로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레이몬드는 리눅스의 발전을 보면서 성당스타일과 비교될 시장스타일의 개발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고 패치메일을 시장모델로 개발하면서 얻은 생각들을 아주 분석적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인지권의 개간에서는 시장문화의 해커들이 어떤 동기부여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그 내부의 해커문화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마법의 솥에서는 오픈소스모델이 클로즈소스에 비해서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고 오픈소스의 모델이 수익단계를 위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레이먼드가 성당과 시장을 리눅스 회의에서 발표한 것이 1997년이고 책으로 나온 것이 1999년이므로 이 책은 이제 10년도 넘은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픈소스에 상당히 매료되어 있는 편인데 비록 10년이 지났음에도 레이먼드가 분석하고 설명해 놓은 내용과 예측들은 놀랄 정도로 정확하다는 생각입니다. 개발을 하기 전에도 FSF나 리차드 스톨만, 오픈소스에 대해서 대충은 알고 있었고 개발을 하면서 수많은 오픈소스를 사용하게 되었지만 딱히 오픈소스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쓰고 좋다는 것을 써보고 스스로 좋음을 느끼면서 어느순간에 보니 제가 매료되는 대부분의 것들은 오픈소스들이었고 이런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그들의 문화와 그들의 완성도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이런 부분은 사실 딱히 공부하거나 하지 않더라도 느낄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면에서는 머리로 공부하는 것 보다는 직접 오픈소스사용해 보고 (어떤식으로든)참여해 보면서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것이 더 좋다고도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성당과 시장이 주는 영감들은 오픈소스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연히 오픈소스그룹들의 활동들을 알고 있던 것만에서 시장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리누스 토발즈를 중심으로 한 리눅스의 성공으로 시장모델을 보게되고 거기서 레이몬드가 패치메일로 직접 경험하면서 나누는 얘기들. 그리고 해커들이 어떻게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무엇때문에 시장모델에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지 그들에게는 어떤 것이 보상으로 느껴지고 무슨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를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오픈소스가 상업적으로 어떤 모델을 가져야 하고 클로즈소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전혀 모르고 있던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깔끔히 정리된 내용에 먼가 후련하게 생각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따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 보다는 안읽어보셨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사실 1번이상은 두고두고 읽어봐야할 책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확실히 시장쪽으로 마음이 가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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