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r's Dev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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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제로 투 원

제로 투 원

제로 투 원 - 8점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한국경제신문


Paypal 마피아의 대부인 피터 틸이 2012년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스타트업에 관한 강의를 했는데 이를 학생이었던 블레이크 매스터스가 필기해서 공유한 노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책으로 엮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에 대한 얘기를 담고 있고 제목에서 말하듯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방법 혹은 접근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얘기는 내가 보기에는 10년후에도 가치가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타트업을 분류한다는 건 조심스럽지만 시장이나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혁신을 만든(혹은 만드려는) 스타트업과 단기간의 수익이나 꽤 괜찮은 제품을 만드려는 스타트업이 있다고 했을 때 전자에 대한 얘기이다.(둘 사이에 좋고 나쁨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구글이나 Facebook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물론 후자의 속한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꽤 다루기 어려운 주제임에도 논리를 쉽게 잘 풀어놔서 술술 잘 읽을 수 있다.(내용이 많지도 않고...) 총 14장 중에 8장까지는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의 접근에 대한 이야기이고 10장부터는 회사를 만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 가에 가깝다. 나같은 경우는 초반에 재미있게 읽다가 중반에 좀 지루하다가 뒤로가면서 다시 흥미롭게 읽었다.

오늘의 '모범 사례'는 우리를 막다른 길로 이끌 뿐이다.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새로운 길이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처음에는 과거 닷컴버블의 상황을 돌아보면서 그 이후 스타트업 기업가들이 가져야 하는 원칙으로 알려진 다음 4가지 사항을

  1. 점진적인 발전을 이뤄라.
  2. 가벼운 몸집에 유연한 조직을 유지라.
  3. 경쟁자들보다 조금 더 잘하라.
  4. 판매가 아니라 제품에 초점을 맞춰라.

정면으로 반박하고 오히려 다음 4가지 원칙을 이야기 하고 있다.

  1. 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대담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
  2. 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3. 경쟁이 심한 시장은 이윤을 파괴한다.
  4. 판매 역시 제품만큼이나 중요하다.

진정으로 남들과 다른 사람은 다수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그러면서 독점을 무척 강조한다. 독점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데 반해 이 책에서 독점을 강조하는 부분은 꽤 흥미로웠다. 주 논점은 치열한 경쟁인 대부분 이윤(혹은 비용과 시간)을 희생해야 하므로 여기서는 차별화하기도 어렵고 회사를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져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유과 여유를 가지고 다른 기업과 차이를 벌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다. 수년간 혹은 수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점기업은 혁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왜냐하면 독점 이윤 덕분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경쟁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야심찬 연구 프로젝트에도 돈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창조적 독점이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은 지속 가능한 이윤을 얻는 것이다. 경쟁이란, 아무도 이윤을 얻지 못하고 의미 있게 차별화 되는 부분도 없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그래서 독점을 하기 위해서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큰 시장은 지배하기가 어려우므로 작은 시장에서 지배한 다음에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통념에 반하는 사고가 쓸모 있는 이유는, 세상에 아직도 파헤칠 숨겨진 비밀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중략 ... 진짜 진실은 아직 찾아내지 못한 숨겨진 비밀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비밀들은 오직 그칠 줄 모르고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어떤 면에서는 꽤 뻔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풀어놓는 논리나 예시들은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 볼 만하다고 본다. 생각지 못한 엄청난 지식을 얻는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이 복잡한 접근 방법이나 마인드를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꽤 의미있는 책이다.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회사가 이상하게도 보다 '현대적인' 조직이 아니라 봉건적 군주제를 닮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단 한 사람뿐인 독특한 창업자는 권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강력한 개인적 충성을 얻어낼 수 있으며, 몇십 년을 내다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새로운 것들을 창조할 수 있는 하나뿐인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우리는 0에서 1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단순히 지금과 다른 미래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 "제로 투 원" 중에서

2015/02/02 02:02 2015/02/02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