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이북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북을 하루빨리 보급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써 인사이트가 이북판매가 성공하기를 바라면서 몇일전 PDF 판매소식을 듣고 누가 글이나 하나 올리지? 라는 말에 포스팅을 남깁니다.(개인적으로 인사이트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ㅎ)
Ebook
제가 생각하는 이북은 반드시 DRM-free여야 하고 다양한 포맷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관리도 안되고 품질도 천차만별인 앱으로 나오는 이북따위!!)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책을 샀는데 아이패드로만 볼 수 있고 차후에 아이패드를 갤럭시로 바꾸면 더이상 내가 돈주고 산 책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소비자로써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각 서점에서 이북 컨텐츠를 팔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기기를 바꾸어도 이런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면 이런 이북리더는 품질이 형편없습니다. 이북리더앱들은 상당히 편리한 기능들이 제공되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앱을 쓰고 있는데 국내 도서들은 이러한 방법이 불가능합니다. 가독성이나 편리성도 형편없는 앱을 어쩔수 없이 써야하는 현실입니다.(그나마 볼 만한 책도 전혀없던 과거에 비해 이제는 좀 괜찮아진 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자유롭게 기기와 리더를 선택할 수 있는 공용 포맷으로 이북을 판매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저작권
이북얘기를 하면 항상 저작권 얘기가 나옵니다. 이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사실 좀 핑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핑계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유료컨텐츠가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작권 문제는 이것으로만은 다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유료라는 것은 어떤 가치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물론 저작권이라는 것은 중요하므로 어떤 이유라도 지켜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이는 업계에서 돌파해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디지털컨텐츠들은 이러한 가치를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과거에 비디오나 DVD를 빌려보는 문화에서 PC에서 다운받아보는 문화로 변경되었습니다. 저작권을 지키고 다운로드 받아서 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요즘 토렌토에 돌아다니는 영화들을 보면 1080p이상되는 엄청난 화질을 보여주지만 유료로 돈내고 봐야하는 컨텐츠는 이보다 질도 떨어지고 컨텐츠의 양도 떨어집니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질도 더 좋은 불법컨텐츠를 외면하고 불편하고 질도 안좋은 유료 컨텐츠를 이용해서 여러분의 양심을 지키세요!라는 주장은 군중속에 묻힌 소비자에게는 외면당하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물록 스트리밍이 가능한 음악이나 영화에 비해서 이북이라는 컨텐츠는 여기서 더 불리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양심을 주장하기 이전에 유료만큼의 시스템과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막기 이전에 대안을 달라는 것입니다.(사실 이북에 대해서 할말이 많은데 글이 길어져 생략합니다.)
그리고 (이부분도 약간 민감하지만) 현재 북스캔이 불법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저는 제가 구입하는 모든 책을 스캔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PDF로 책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책을 사고 박스에 포장해서 스캔업체에 보내고 스캔된 PDF를 받습니다. 그리고 몇시간씩 투자해서 목차를 직접 다 만듭니다. 그리고 이미지 스캔이기 때문에 용량이 커서 페이지 넘길때 딜레이가 생기는걸 참으면서 OCR의 인식실패된 글자를 참아가면서 보고 있습니다.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것을 소비자로써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저작권...
트위터에서 인사이트의 이북판매를 지지하고 구매하는 트윗을 많이 봤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저와 비슷한 사람만 있으니 제 타임라인에서는 많아 보여도 아마 얼마 안될 것입니다. 현재 인사이트는 파이썬과 장고 2권의 책을 파는데 저는 파이썬을 할 줄 모르지만 이 이북 판매가 너무 기쁘기 때문에 파이썬 PDF를 구매했습니다.(장고는 파이썬 공부하고 나서...)
현재 파이썬 책은 27,000원입니다. 혹 누군가는 이북인데 너무 비싸다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종이를 산게 아니라 컨텐츠를 산 것이기 때문에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책이 형편없네 돈아까워(이 파이썬 책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라고 한다면 오히려 이해를 하겠지만 이북이니까 싸야한다는 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 이북판매를 위한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초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종이책보다 비싸도 수긍일 갈 정도입니다. 아마 국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술값만큼 책값을 아까워하지 않아서 이 파이썬 책이 일년에 만권정도는 팔릴정도가 된다면 아마 기대하시는 저렴한 가격이 책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깨달은 것은 원하는 것이 있으면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혹 국내에 이북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분들이라면 인사이트의 이러한 도전적인 시도가 성공으로 이끌어지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PDF 팔아서 좋다... 더 팔았으면 좋겠다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개발자로써 국내에서도 수많은 기술서적을 자유롭게 PDF로 볼 수 있는 때를 기대하면서 이 시도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꾸려고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IT업계가 3D직종이라느니 개발자 처우가 어떠느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납니다. 다같이 나서서 서울 시장을 바꿨던 것처럼(아 요즘 박원순 시장보면 자랑스러움이.. ㅠㅠ) 현재로써 부족한 부분을 바꾸려면 다같이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 책을 불법공유해서 본다면 정말이지.... 그냥 파이썬 공부하지 마시라 하고 싶네요.
인사이트 이북 이야기...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므로 차차 해결해 나가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현금 결재밖에 되지 않으므로 무통장입금을 해야합니다. 구매를 신청하고 입금하면 하루에 2번 입금내역을 확인하고 메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링크를 줍니다. 링크에서 5번 다운로드 받을수 있는데 5번 다 받으면 출판사에 연락하면 해결해 주는 듯 합니다.(아마 링크가 공유되는것을 막기위해서인듯합니다.
PDF 얘기를 좀 하면 품질은 괜찮아 보입니다. 서적과 비교해 보지는 못했기에 서적과 페이징이 일치하는 지는 모르지만 뭐 큰 이슈는 아니기 때문에 되면 좋지만 안되면 어쩔수 없는 부분입니다. 가독성도 괜찮고 품질도 좋습니다. 다만 목차에 링크가 안들어가 있고 목차가 생성되어 있지 않습니다.(그에 대한 시스템이 아직 안된듯 합니다.) 차후에 업데이트되면 다시 보내준다고 했지만 이북을 볼 때의 큰 장점이므로 이는 하루 빨리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PDF에는 워터마크가 삽입됩니다. 각 페이지 최하단에 제 이름과 이메일이 출력되어 나옵니다.(이것도 없는게 더 좋긴 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희박한 현실을 생각하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이 때문에 용량이 좀 큽니다.(인사이트 사장님이 워터마크삽입하면서 용량이 2배정도 되었다고 했으니 그 영향이 있는듯 합니다.) 800여 페이지인데 64MB정도 됩니다. 비슷한 800페이지의 Programming in Scala는 8MB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책을 스캔받으면 한 3-400MB정도 될것이므로 이정도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적절한 용량으로 최적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목차 얘기를 했었는데 제가 PDF를 안만들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북리더에서 페이징에 대한 표시에 섹션1 이라는 글자가 붙습니다. 섹션1:700 페이지 처럼 표시가 되는데 제가 주로 쓰는 Highlihter라는 앱에서는 앞에 섹션1이라는 글자만 보입니다. ㅠㅠ 마지막페이지까지 계속 섹션1인걸 보면 PDF 생성과정에서 자동으로 뭔가 들어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추가적으로 Epub와 mobi 형식도 제공되었으면 좋겠네요. 뭐 이런 내용들은 이래서 문제다라기 보다는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은 내용입니다.
아무튼 인사이트의 이북판매가 국내 기술서적의 이북판매에 시작이 되는 성공적인 케이스가 되길 바랍니다.(안그러면 이북을 볼 수 없거든요!)
작년엔가 출판박람회에서 전자출판에 관한 세미나?를 들었는데요..
그중에 도서관에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도서관은 대출을 하는곳인데, 전자출판물일 경우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 뭐 그런 정책?과 그에 따른 시스템?이 아직 마련이 안되어 있다.. 출판사와 도서관의 줄다리기 중.. 보는 횟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 vs. 그런게 어딨냐(까지는 아니겠지만..ㅎ) 뭐 이랬던듯..?
뭐.. 전 우리나라 출판사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동..
뭐 세상일, 쉬운게 없나봐요....&... (응?)
시장님 멋져요. =ㅅ=)b (응?)
이북나온다고 책이 안나오는거 아니니 대출은 문제 안될것 같습니다.
시장님 아니고 사장님입니다. ㅋㅋㅋ
아.. 그게.. 이북 대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이야기.. 'ㅅ';;
출판사 입장에선 저작권 엄청 보호하는 미국처럼 회독율에 따라 비용을 받고, 대출 파일은 절대 복제안되고 이동만, 파일 하나는 한 명에게만 대출, 그리고 개인 디바이스에선 일정기간 이후엔 저절로 삭제되는(?) 뭐 그런 종류의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도서관 입장에선.. 헉스.. 그래야 하는거야? 하고.. (비용문제에서 특히나)
출판사 입장에선 지금처럼 공유가능한, 사용자의 양심에만 맡기는 파일 형태로는 도서관 입점은 절대 무리.. 근데 우리나라도 출판시장이 작아서 도서관을 빼놓고는 뭔가 하기 힘들다.. 뭐 그런 이야기를...
아무래도 출판쪽 사람이 한 이야기지만요.. ㅋ
(근데 아웃사이더님 블로그는 인기블로그라 잘 모르는거 막 써도 되나 좀 걱정..=_=;)
종종 출판사에서 걱정하는 것들에 대해서 파편적으로 듣기는 하는데 대부분은 핑계로 밖에 안들립니다. 이북 대출은 이북시장이 활설화하면서 같이 고민해도 될 문제인데 이북을 내놓기도 전에 너무 큰 얘기까지 하면서 안되겠다로 대부분 귀결되는것 같습니다.
(막 써두 되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