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에 대학생 및 초급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2회 네이버 오픈소스 세미나에서 "오픈소스 생태계 일원으로서의 개발자"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1월 초에 발표 요청을 받았다. 1회 때 발표도 영상으로 좀 보긴 했고 이전에 오픈소스 관련 세미나에도 참석해 본 경험이 있는데 기술적인 내용은 아니다 보니 오픈 소스에 참여하는 방법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은 메인테이너까지 가려면 결국은 해당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할 수 있는 거고 그 외의 내용은 README 읽고 오타 수정하고 이슈 보고에 참여하는 등 처음 오픈소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팁은 이미 글이나 발표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발표에 좀 회의적이었다. 최근에 괜찮은 프로젝트를 한 게 있으면 그 경험을 얘기하면 좋은데 그런 것도 아니라서 같은 내용을 또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오픈소스에 관해 생각하는 걸 얘기해 보고 싶어서 "오픈소스 생태계 일원으로서의 개발자"라는 제목으로 참여하게 되었다.(난 역시 제목을 잘 못 짓는다. ㅠ)
제목에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 담은 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동안 오픈소스를 너무 좋아하다가(지금도 좋아하지만...) 최근에 내가 오픈소스는 좀 척박하게 보고 있다. "보고 있는 눈이 아주 많으면 찾지 못할 버그는 없다"는 얘기처럼 수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만들어 내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멋지지만 좀 더 가까이서 보면 몇 개 프로젝트 외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지도 않고 좋은 프로젝트인데도 메인테이너들이 지쳐서 프로젝트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요즘 전과는 다른 자세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을 보고 더 깊게 들어가 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오픈소스를 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오픈소스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발표를 준비할 때는 좀 힘들었다. 보통은 기술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접근을 더 선호하고 편해하는 편인데 이 발표에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고 그에 대한 근거와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했다. 하나로 이어지지 않은 여러 생각이 파편화되어 있어서 하나의 발표로 얘기하려니 여러 가지로 조합을 해도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준비하는 내내 좀 고생도 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원래 이 글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적으려다가 그냥 발표자료에 자막(?)을 넣어서 올렸다. 다행히 40분 발표자료도 딱 맞춰서 끝냈고 이어진 40분의 질문/답변 시간까지 끝내고 나니 꽤 피곤했지만, 사람들이 어떤 걸 궁금해하는지도 들을 수 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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