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대 후반이상이라면 어렸을때 대부분 해봤을 페르시아의 왕자의 개발일지로 게임을 만든 조던 메크너가 블로그에 틈틈이 올리던 당시의 일기를 묶어서 25주년을 기념해서 이북으로 발매한 책이다. 이 책을 장희재님이 작년에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번역의사를 밝혔고 여기에 다수에 참여자가 모여 펀딩이 이뤄져서 이 책이 한글로도 나오게 되었다.
페르시아의 왕자는 어렸을 때 무척 재밌게 했던 게임이지만 어렸기 때문에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심지어 이 게임을 만든 조던 메크너가 카라테카도 만든 지도 몰랐었다. 카라테카란 이름만 보는 순간은 무슨 게임인지 몰랐었지만 게임화면을 보는 순간 어렸을 때 마찬가지로 많이 했던 게임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개발일지는 조던 메크너가 카라테카를 만들어서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1985년부터 페르시아의 왕자를 기획해서 만들고 발표한 뒤 페르시아의 왕자 2를 준비하던 1993년까지의 개인 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개인 일기이기는 하지만 IT종사자라면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라고 생각한다. 일기이므로 내용은 꽤 산만하고 이런저런 사적인 얘기나 고민들도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쨌든 재밌다!! 그것도 상당히.. 그 당시에 게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떻식으로 진행이 되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페르시아의 왕자를 만들기 위해서 동생을 달리게 하거나 점프하게 하는 걸 영상으로 찍어서 디지타이징하는데 당시에는 컴퓨터에 무지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너무나 흥미로웠고 그 영상과 마지막 공주와 껴안는 영상이 실제 페르시아의 왕자의 화면과 너무 흡사해서(픽셀로 되어 있음에도!!!)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당시의 게임이나 IT 업계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인데... 조던 메크너가 "게임 업계가 가라앉고 있다"고 하는 점이나 "젊은 프로그래머들이 치고 올라와서 연배있는 프로그래머들이 걱정한다"는 부분은 왠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같아서 흥미롭다.
조던 메크너는 영화각본을 쓰는 쪽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나에게는 페르시아의 왕자를 다 만들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영화관련 일을 하면서 페르시아의 왕자 2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뒷부분 보다는 페르시아의 왕자를 한창 만드는 부분이 훨씬 재미가 있었다. 페르시아의 왕자에 나오는 새도우맨이나 적과 칼싸움을 하는 과정, 약물을 먹는 과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추가되고 만들게 되었는지가 자세히 나와있고 조던 메크너가 페르시아의 왕자를 디자인하면서 하던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아 있어서 게임 개발자는 아니지만 개발자로써 무척 흥미롭게 보았다. 물론 이는 페르시아의 왕자가 어렸을때 많이 한 게임이라서 각 게임의 요소들이 기억속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기형식이라 내용이 부담스럽지도 않으니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북으로만 출시되었는데(클라우드 펀딩에서 높은 금액을 펀딩한 사람들에게는 종이책도 준 걸로 알고 있는데 파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려면 왠만하면 epub 3가 지원되는 책으로 읽기를 권한다. 내가 알기로는 아이튠즈와 다이피아에서 epub 3를 팔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epub 3를 추천하는 이유는(난 아이튠즈 버전만 봤다.) 책 중간에 나오는 조던 메크너의 실제 메모등의 사진을 확대해서 볼 수 있고 중간중간 나오는 동영상을 플레이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의 왕자를 만들면서 찍었던 이 영상들을 함께 보는 것은 큰 즐거움으로 보이는데 리디북스등에서 파는 이북에서는 이 동영상을 볼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아마도..) 그리고 이는 epub 3가 아닌 알라딘등에서 파는 책도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자리를 빌어 이 책을 번역해서 발매해주신 장희재님께 감사를 드린다. 사실 클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고(난 클라우드 펀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10월에 나온 다는 책이 올 봄에나 나오게 되면서 트위터에서 좀 징징 거렸었는데(변명을 하자면 늦는걸 징징거렸다기 보다는 늦어지는 것에 대한 피드백이 잘 오지 않아서 그런거였지만...) 책을 읽고 나니 약간 죄송한 마음이다. 정말 엄청난 품질로 좋은 책이 나와버렸다.(번역 품질이 무척 좋다.) 블로그에 가보니 카라테카 개발일지도 번역하신다고 올라와 있던데 기대가 많이 된다.
저도 지금 막 질렀습니다.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아이튠즈로 질렀는데 다이피아도 상당히 좋은 곳이네요.
저도 최근에 이름만 들었는데 이북에 꽤 상당히 공을 들이고 계신걸로 보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