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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tHub은 금을 캐는 대신 청바지를 팔아야 한다

그동안 내 블로그를 본 사람은 알 수도 있겠지만 나는 GitHub을 좋아한다. 내 커리어 내내 GitHub은 내 로망과도 같았고, GitHub의 제품 역량이 놀라워서 그 어떤 빅테크보다도 GitHub에서 일하는 순간을 꿈꿨다. GitHub 직원만 만나도 반가웠다. 우리 집에는 GitHub SWAG만 모아 놓은 공간이 있을 정도이고, 딱히 하는 건 없지만 GitHub Stars가 되었을 때는 너무 기뻤다.

2018년 GitHub이 Microsoft에 인수되었을 때 수많은 사람이 GitHub의 미래를 걱정했고, 나도 마찬가지로 걱정하며 GitHub이 상장해서 자립하지 않은 게 아쉬웠다.

Introducing GitHub Copilot

2021년 GitHub이 Copilot을 처음 출시했을 때 너무 충격이었다. 탭만 누르면 코드가 자동으로 완성되는 게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누군가 보는 것 같았고, 너무 신기했다. 이 Copilot은 GPT-3 시절 자연어를 코드로 만들어 주던 Codex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때 Codex는 모델 이름이었고, 지금은 코딩 에이전트의 브랜드명이 되었다. Microsoft와 OpenAI의 파트너십이 강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때는 GitHub이 인수된 게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그만큼 GitHub Copilot이 압도적이었고, AI를 잘 모르던 나로서는 GitHub이 인수되지 않았다면 Codex 같은 모델을 만들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몇 년이 흐르면서 AI가 크게 발전하고 코딩의 양상도 달라졌다. 모두가 알다시피 Vibe Coding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그 이후 1년 만에 엄청나게 발전하면서, 자연어만으로 웬만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AnthropicClaude CodeOpenAICodex, GoogleGeminiAntigravity가 있다.(그동안 Google은 Gemini를 밀었지만 최근에는 코딩 에이전트 쪽은 Antigravity로 통합하는 분위기이다.) 셋 중에는 Google이 밀리는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이 삼파전이 진행되고 있고 좀 다른 시장으로 Cursoropencode, pi같은 코딩 에이전트들이 있다. 이런 코딩 에이전트들의 미래를 작년 여름만 해도 나는 어둡게 보았지만, 각자 매력을 강화하면서 아직까지 자기 위치를 잘 지키고 있다.

GitHub의 금광 캐기

GitHub Copilot이 등장했던 시기에는 역시 GitHub이라는 느낌을 주며 압도적이었지만 몇 년 만에 시장은 달라졌다. 냉정히 말하면 GitHub Copilot은 1티어에서 2티어로 내려와 자체 모델이 없는 Cursor, opencode, pi와 경쟁하는 제품이 되었다.

모두가 주변을 통해 세상을 볼 수밖에 없어서 시장 점유율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내 주위에 GitHub Copilot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무래도 주류는 모델을 가진 Claude Code, Codex, Antigravity가 차지하는 분위기다. 물론 Microsoft와 OpenAI의 파트너십이 몇 년 전처럼 강력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주위에선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얘기했지만, 아직 GitHub의 위치가 있기 때문에 GitHub Copilot도 전체로 보면 어느 정도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2티어 코딩 에이전트들이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가듯 GitHub Copilot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딩 에이전트는 어쨌든 지금 코딩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를 그냥 표기하기는 힘들고 또 누가 가장 앞서 나갈지도 쉽게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을 예전처럼 주도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계속 도전할 필요는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

하지만 청바지를 파는 일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GitHub에는 소셜 코딩 혹은 코드 호스팅으로 십수 년간 굳건히 다져 온 위치가 있다.

GitHub: Social Coding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GitHub은 소셜 코딩을 표방하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2024년 GitHub Universe 키노트에서 10억 명의 개발자를 목표로 한다고 얘기했을 때, 당시 GitHub의 사용자는 1억 명 정도였기 때문에 "10억이면 거의 모든 사람이 개발자여야 하는 거 아냐?" 같은 생각에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은 그게 현실이 되었다.

GitHub이 이 미래를 얼마나 예측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얘기했던 전 인류가 개발자가 되는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다. 진짜 직군 상관없이 모두가 코딩하는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고 자연히 그 코드를 호스팅할 곳으로 1번은 GitHub일 수밖에 없다.

요즘 뉴스에서 Claude에 보안 기능이 추가되면 보안 회사들 주가가 떨어지고 Claude에 디자인 기능이 추가되면 Figma 같은 디자인 관련 회사의 주가가 떨어진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그럼에도 GitHub은 주식회사가 아니라 주가는 없긴 하지만, GitHub이 더 이상 필요 없다거나 AI가 GitHub을 대체한다거나 하는 분위기는 전혀 없다. 오히려 GitHub의 위치는 더욱 굳건해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와 상관없이 GitHub이 그 위치를 잃어가고 있다. HashiCorp의 공동 창업자인 Mitchell Hashimoto가 장애가 너무 많아서 GitHub을 떠나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했고, 장애가 너무 나니까 GitHub이 장애 없이 며칠 지났는지 기록하는 서비스도 생겼다. 작년 GitHub의 보고서인 Octoverse 2025를 봐도 작년에만 3,600만 명이 가입해서 GitHub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면서 1억 8천만 명이 GitHub을 이용하고 있다고 나오는데 올해는 아마 더 빠른 성장률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는 장애는 피할 수 없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 장애가 많이 발생하긴 하고 있다. Microsoft는 GitHub을 인수하고 공동 창업자들 대신 CEO로 세웠던 Nat Friedman까지는 기존 GitHub의 분위기를 유지했고, 개인적으로는 Thomas Dohmake가 CEO가 되는 시점부터 GitHub이 Microsoft의 분위기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고 작년 8월 Thomas Dohmke가 창업하러 퇴사한 이후 GitHub은 CEO 자리가 공백 상태에 있다. 그 영향인지 뭐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냥 외부에서 보기에는 GitHub이 지금 GitHub Copilot의 초기 위치를 놓친 뒤에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Basketball Pivot

예전에 주변 사람들이랑 스타트업에서 보통 말하는 피봇(Pivot)을 얘기하면서 피봇은 중심 발이 단단하게 유지되어야 의미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코딩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확장하려고 해도 피봇처럼 중심축이 더 중요한데 GitHub에게 그 중심축은 코드 호스팅을 하고 개발자들이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중심축이 흔들린다면 피봇도 의미 없어질 수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코딩 에이전트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GitHub이 지금까지 잘해 온 부분도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코딩 에이전트 시대에 맞게 개선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코딩 에이전트가 접근하기 쉽게 개선하고 코드 diff도 보기 쉽게 만들고 코드 리뷰도 AI의 도움을 받아서 더 잘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 여전히 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써본 적은 없지만 GitHub의 대안으로 언급되는 서비스는 아직 완성도 면에서 GitHub을 따라잡기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또 빨라진 변화를 생각하면 주도권을 놓치는 건 한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한다.

워낙 좋아하던 서비스이기에 GitHub이 코드 협업 서비스로의 위치를 잘 지키고 앞으로도 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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